미 언론들 "프레이저 동영상 없었다면 유죄 평결 없었을지도"
플로이드 최후순간 동영상에 담은 10대 소녀 "정의가 이뤄졌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져가는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아 이 사건을 전 세계에 알린 10대 소녀 가 유죄 평결 뒤 "정의가 이뤄졌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다넬라 프레이저(18)가 전날 경찰관에 대한 유죄 평결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지 플로이드, 우리가 해냈어요"라며 "정의가 이뤄졌다"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프레이저는 이 글에서 "그저 많이 울었다.

마지막 순간에 내 심장은 아주 빨리 뛰었다.

나는 매우 걱정됐다…하지만 3개 혐의 모두 유죄란 걸 알았다!!! 신이여 감사합니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WP는 미국 사회가 흑인을 죽인 경찰관이 살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는 이례적인 상황을 축하하는 가운데 많은 이가 프레이저가 찍은 동영상이 유죄 평결을 이끌어내는 촉매가 됐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프레이저의 동영상 속에서 플로이드는 등 뒤로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눌려 얼굴이 땅바닥에 짓이겨진 채 "숨 쉴 수 없다"고 호소하다가 끝내 의식을 잃었다.

이 동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번 조회가 됐다.

프레이저는 또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플로이드의 유족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고 가족들이 당시 가해 경찰관 데릭 쇼빈의 유죄 평결에서 정의와 같은 것을 찾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프레이저는 "비록 어떤 처벌도 사랑하는 이를 되돌려놓을 수 없겠지만 정의가 이뤄졌고 그의 살인자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CNN도 "다넬라 프레이저의 빠른 판단이 아니었더라면 데릭 쇼빈은 여전히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17살 고교생 프레이저는 플로이드가 숨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러웠음에도 계속해서 촬영했고 그 결과 당시 목격자 중에서 플로이드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가장 길고, 가장 또렷한 동영상을 끌어냈다고 짚었다.

플로이드 최후순간 동영상에 담은 10대 소녀 "정의가 이뤄졌다"
프레이저는 지난달 30일 쇼빈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조지 플로이드가 '숨 쉴 수 없어요', '제발 좀 놔주세요.

숨 쉴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그는 울면서 엄마를 찾았다…마치 자기가 끝났다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숨진 플로이드의 숙모 앤절라 해럴슨은 "슬픈 일은 17살짜리 소녀 다넬라가 아니었더라면 이번 일은 경찰관에 죽은 또 다른 흑인 남성이 됐을 것이고, 그들은 '아, 약 때문이야'라고들 말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우리가 (지금) 갖게 된 이런 이야기(경찰관 유죄 평결)를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트위터에 "평결문을 읽을 때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며 "증인과 그들의 증언에 감사한다.

다넬라 프레이저에게 감사한다.

세상이 그 (동영상) 테이프에서 본 것을 보고 인정해준 모든 배심원들에게 감사한다"고 썼다.

국제펜클럽(PEN) 미국지부 최고경영자(CEO) 수잰 나설은 지난해 12월 프레이저에게 '2020 PEN/베넨슨 용기상'을 시상하면서 "휴대전화와 순전한 배짱만으로 다넬라는 체계적인 반(反)흑인 인종차별주의와 경찰관의 폭력에 대한 종식을 요구하는 대담한 운동을 촉발하며 이 나라에서 역사의 줄기를 바꿨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