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兩强' 동시 저격한 정세균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사진)가 이른바 대권 ‘투톱’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동시에 견제하고 나섰다.

정 전 총리는 23일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결정적일 때 (지지율이) 있어야지 미리 지나가 버린다든지 하면 소용없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대선 1년 전에 높은 지지율을 보이다가도 그냥 순식간에 사라진 경우가 부지기수”라고도 했다.

이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지난 13~15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는 윤 전 총장(25%), 2위는 이 지사(24%)였다. 정 전 총리(1%)는 7위를 기록했다.

정 전 총리는 “그분(윤 전 총장)은 검사밖에 해 보신 게 없으시지 않나”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어떤 검찰총장도 총장직을 끝내고 바로 정치에 직행한 분이 없다. 그런데 이분은 자기 임기도 다 안 마치고 중간에 사임해서 정치로 직행한다는데 국민께서 계속 박수를 치실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분이 쌓은 업적으로 지지도가 만들어진 게 아니고 반사이익 측면이 크다고 본다”며 “무언가 성과를 내서 쌓여진 지지도와 그냥 반사이익에 의한 지지도는 강도와 견고성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또 다른 경쟁자인 이 지사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지사가 러시아 백신인 스푸트니크V 공개 검증을 청와대에 요청한 것에 대해 “검증은 청와대가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지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일원이라면서 “중대본에서 그런 문제를 얘기하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 스푸트니크V에 대해 “공표는 안 했지만, 보건복지부가 작년부터 검증했다”며 “구매할 필요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구매는 식약처와 질병관리청, 복지부가 중심이 돼서 하는 일”이라며 “백신을 구해오는 건 중앙정부의 몫이고 접종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