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기사에서 찾아보자. 또 국회가 새로운 법을 얼마나 발의했는지를 알아보자. 법안 발의 수와 행정소송 건수 간의 상관관계를 토론해보자.
소송의 범위도 과거사 규명·도시개발·회계·헬스케어 산업 등 전방위로 확산됐다. 법조계에선 “‘행정소송 홍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가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은 기업·개인 등 원고가 이기기 쉽지 않다. 승소율이 10%대에 불과하다. 법원이 삼권분립을 존중해 행정기관인 행정청의 처분이 확실한 위법으로 보이지 않는 이상 쉽사리 그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행정소송이 급증한 배경은 다층적이다.
갈수록 우리 사회가 선진화되면서 국민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는 데 따른 자연적 흐름이라는 분석이 있다. 과거 같으면 당국의 제재를 별다른 반발 없이 받아들였을 사안인데도, 이제는 “법정에서 다퉈보자”고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행정소송 분야 전문가인 법무법인 광장의 이종석 변호사는 “공무원들의 이른바 ‘갑질’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커졌다”며 “이런 와중에 제재가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행정소송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최근 수년간 증가폭이 특히 가팔라진 데는 다른 요인이 더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첫 번째는 무리한 규제 남발이다. 한 로펌 대표변호사는 “문재인 정부가 최근 수년간 기업과 개인을 옥죄는 규제를 늘리고, 국회에서 입법을 강행한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효주/남정민 한국경제신문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