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도 무너진 비트코인…김치프리미엄 순식간에 '소멸'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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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만원 넘나들던 비트코인, 이젠 5600만원대
20% 육박하던 김치프리미엄, 0.75%까지 급락
20% 육박하던 김치프리미엄, 0.75%까지 급락

23일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BTC)은 5만 달러를 지지하지 못하고 장중 4만8443.0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6일 4만7070달러를 기록한 후 14일 6만4854달러까지 올랐지만, 그간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뒤이어 미국 재무부가 금융권을 대상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한 자금세탁 조사에 나선다는 루머가 돌며 비트코인 가격을 5만 달러대로 끌어내렸다. 지난밤에는 미국 행정부가 자본이득세를 기존의 두 배로 상향하는 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외신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자본이득세를 현행 20%에서 39.6%로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기존 투자소득세를 포함하면 세율은 43.4%까지 높아진다.

비트코인 가격이 열흘 연속 하락하며 이달 초만 하더라도 20%대를 유지하던 김치프리미엄은 한때 0%대에 들어서며 사실상 소멸하기도 했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현상을 의미한다.
김치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해외보다 국내 비트코인 낙폭이 더 컸다는 뜻이다.
각국 정부 규제안에 더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9월이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대거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은 위원장은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제도 보호망에서는 제외하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지적에 "하루에 20~30% 올라가는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저는 그 쪽으로 (투기가) 가게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기 책임하에 하는 것을 정부가 다 챙겨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정할 수 없는 화폐고 가상자산이기에 (제도권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대규모 폐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투심이 얼어붙어 역 김치프리미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실상 투자자들이 보호받을 길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가 폐업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금법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영업이 가능한데, 신고를 접수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한 곳도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뿐"이라며 "9월 대규모 폐쇄가 현실화된다면 국내 투자심리는 얼어붙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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