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삼성 일가가 이번주 고(故) 이건희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 내용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어떻게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4.18%)와 삼성전자우(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핵심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이다. 그룹 지배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서다.

이재용 부회장에 힘 실어주나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먼저 이재용 부회장에 무게를 실어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삼성은 크게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을 17.33%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각각 0.06%와 0.7%로 미미하다.

이 부회장이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를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형태로, 취약한 지배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 전부를 이 부회장이 상속받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는다. 다만 이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이 크다. 이를 위해 삼성생명 지분을 절반가량 매각할 수 있다는 경우의 수가 더해진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19.34%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상속받은 삼성생명 지분 20.76% 가운데 절반인 10%가량을 매각해도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 신경훈 기자 nicerpete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 신경훈 기자 nicerpeter@...

삼성전자 지분, 삼성물산이 상속?

삼성전자 지분을 이 부회장 등 일가가 아니라 삼성물산이 상속받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는 상속세 부담에 초점이 맞춰진 안이다.

4.18%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15조원을 넘어가는데 이 부회장 등 개인이 가져가면 상속세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 삼성생명 지분을 일부 팔아도 10조원을 넘는 상속세를 내기에는 부족하다.

때문에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상속 받는 방안이 나온다. 대신 삼성물산이 지분을 가져가면 세금 계산이 복잡해진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상속재산가액 15조6000억원을 상속받고, 법인세 3조9000억원(세율 25%)을 내야한다.

상속세법에 따르면 고인의 직계 비속이나 상속인이 유산을 받은 영리법인의 주주인 경우 영리법인에 대한 지분율 만큼 상속세를 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5.55%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세 남매에게 삼성전자 지분이 상속됐을 경우 내야 할 상속세 9조4000억원을 기준으로 삼성물산 보유 지분에 따라 이 부회장은 1조6000억원을,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은 5000억원씩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유언장에 내용을 명시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밖에도 법정비율대로 상속을 받는 방법, 삼성전자 지분과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을 세 남매를 비롯해 배우자인 홍라희 전 라움미술관장 등이 나눠 갖는 시나리오도 있다. 하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상속세 납부 방안은 6년에 걸친 연부연납이 예상된다.

상속세는 삼성 일가가 받는 배당금이 주요 재원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부족한 금액은 직접 금융권의 대출을 받거나 주식·부동산·배당금 등을 담보로 은행의 '납세보증서' 또는 보증보험사의 '납세보증보험증권'을 받아 국세청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송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