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유통채널의 만년 ‘을(乙)’이던 소상공인·판매자가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핵심 콘텐츠’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 마트·백화점과 TV홈쇼핑 등으로 판로가 제한적일 땐 절대 을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채널이 크게 늘어나고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젠 플랫폼이 판매자를 유치하기 위해 구애하는 상황으로 반전됐다.

올 들어 외형 성장보다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위메프는 셀러를 모으기 위해 분주하다. 위메프는 지난 21일부터 그간 운영하던 오픈마켓 방식의 차등수수료(남성 캐주얼 15.4%, 도서 11.6%, 디지털 기기 12.8% 등)를 버리고 업계 최저 수준의 정률수수료(2.9%)를 채택했다. 네이버 등 포털이 낮은 수수료율을 통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우수 판매자를 대거 확보하는 데 맞서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가 직접 나서 소상공인(SME)을 강조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달 말 주주서한을 통해 “가지각색의 판매자와 상품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와 맞닿을 수 있는 유연한 플랫폼이 네이버”라고 강조했다. 최근 e커머스 채널을 재정비한 롯데온은 오는 29일 중소기업유통센터와 함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롯데로 온(ON)하자’ 입점 설명회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소비자는 한 번 들어와서 상품을 검색했을 때 좋은 상품을 찾지 못하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상품 구색이 매우 중요하다”며 “좋은 상품을 갖고 있는 판매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V홈쇼핑 등 전통 업체들이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도 다양화된 채널 변화 때문이다.

박한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