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싱글 '루저'…"'인사이드 아웃'처럼 내 안에는 루저도, 특별함도"
댄스곡으로 돌아온 치즈 "어디로 튈지 모를 날것의 청춘 담았죠"
"I think I'm a loser(난 루저인 것 같아) / 뭔가 틀린 것 같잖아" 울적하게 운을 뗀 노랫말이 뜻밖에도 신나는 댄스곡에 실렸다.

감성적이고도 세련된 팝으로 사랑받아온 1인 밴드 치즈(CHEEZE)가 '웰메이드 댄스곡'을 들고나왔다.

지난 15일 발매된 디지털 싱글 '루저'(LOSER)다.

최근 서면 인터뷰로 만난 치즈의 멤버 달총은 "색다른 장르로 돌아온 만큼 2020년의 서운함을 날려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느낌"이라고 발매 소감을 전했다.

경쾌하고 통통 튀는 사운드의 '루저'는 치즈에게 새로운 음악적 시도다.

뮤직비디오에서는 귀여운 댄스 동작까지 직접 선보인다.

사랑스럽지만 뜻밖의 구석이 있는 친구 같은 달총 특유의 음색은 물론 여전하다.

"지금 하고 싶은 것을 고집부리다 보니 늘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것 같아요.

하다 보니 댄스곡까지 쓰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지만 워낙 하고 싶은게 많다 보니 이런 시도까지 하게 됐습니다.

"
곡의 표정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달총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 쓴 노랫말. 그는 "어떤 날은 제가 한없이 작아 보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또 한없이 특별해 보이기도 하고, 그런 감정의 시소에서 느껴지는 이중적인 마음을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댄스곡으로 돌아온 치즈 "어디로 튈지 모를 날것의 청춘 담았죠"
"가사는 날것의 모습이라 조금 현실적이고 우울할 수 있지만 화려하고 빈티지스러운 사운드가 그것을 중화시켜주는 것 같아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날것의 청춘 같은 모습이랄까요?"
"금방 커버린 나 / 어른일까 설마 / 난 아직 다 몰라"라고 시니컬하게 노래하는 대목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달총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느 순간 '어른이라는 건 뭘까?'라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저 스스로 '어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무뎌지는 것뿐'이라는 답변을 내렸다"며 "마음속의 어린 친구와 늘 부딪힌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전'도 숨어 있다.

자신은 '루저'라고 읊조리는 1절과 "I think I'm a special(난 특별한 사람인 것 같아)"이라고 말하는 2절의 화자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기쁨과 슬픔처럼 한 사람 안의 서로 다른 자아다.

이 곡의 전체 가사에 "특별한 애착이 있다"는 달총은 "2절 후렴구에서 '넌 아직 날 몰라'라고 하는 가사는 타인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내 안의 '스페셜'함이 내 안의 '루저'에게 하는 말"이라고 짚었다.

결국 이 곡이 세상의 '특별한 루저'들에게 보내는 응원인 이유다.

뮤직비디오에서 달총이 연기에 도전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는 드라마 '스토브리그', '낭만닥터 김사부' 등에 출연한 배우 이규호, 196cm 장신 모델 이대희와 함께 유머러스한 연기를 선보인다.

"좋은 분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데도 불구하고 제 부족한 연기를 받아주셔서 '와, 정말 프로들이다!'라고 느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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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곡으로 돌아온 치즈 "어디로 튈지 모를 날것의 청춘 담았죠"
그는 "조금 더 자전적인 이야기다 보니 제가 출연하는 게 표현하기가 더 좋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편집으로 연기와 안무를 살려준 이래경 감독이 '은인'이라고도 감사를 전했다.

2011년 데뷔한 치즈는 4인조에서 2인조로, 그리고 달총의 1인 밴드로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도 꾸준히 나름의 길을 내며 사랑받는 인디뮤지션으로 자리 잡았다.

아직도 지하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던 시절이 엊그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달총은 "어떻게 보면 10년 동안 체계도, 음악도 정말 다양한 변화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잘 지켜냈다'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끔은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꾸준하게 사랑해주시고, 저를 믿고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제일 커요.

새로운 시도로 크게 한 발을 내디딘 만큼 늘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고요.

제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거든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