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식당 체인들이 보너스 지급, 학비 지원 등 각종 혜택을 앞세우며 '구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차츰 개선되고, 식당을 찾는 손님이 밀려들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으로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미 존스 고메 샌드위치 레스토랑은 신규 입사자에게 특별 보너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치폴레 멕시칸 그릴은 입사한 지 4개월이 지난 직원이 주당 15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대학 등록금을 지원한다. 타코벨은 매장 관리자들에게 유급 가족 휴가를 주고 있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도 직원들을 위한 혜택 제공을 검토중이다.

패밀리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를 운영하고 있는 잭몬트호스피탈리티의 다니엘 할퍼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의 시급을 인상했다. 할퍼른은 "손님들은 입장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데 종업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적어도 900여명의 직원을 더 뽑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의 식당 체인들은 온라인과 배달, 포장 주문 대응에 집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제는 식당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식당과 술집 매출은 전월 대비 13.4% 증가했다.

문제는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식당 근로자 상당수가 다른 업종으로 일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외에 이벤트 업체, 제조업체 등 다른 업종에서도 구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WSJ는 맥도날드와 피자헛 등 일부 체인은 직원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기도 한다고 전했다. 써브웨이의 경우 점주가 직접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기도 한다. 실제 이달 중순 취업알선 사이트 인디드닷컴에 올라온 음식 서비스 구인 광고는 2월보다 16.2%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의 추가 실업수당은 구인난을 심화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주는 실업수당이 시급 15달러에 주 40시간 일하는 근로자의 주급을 웃돌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순 패스트푸드 직원의 시급 중앙값은 11.47달러 수준이었다.

식당 체인들이 앞다퉈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나서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컨대 종업원 급여를 올리는 동시에 음식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패스트푸드 업계 소비자 물가는 작년과 비교해 6.5% 상승했다. 1998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큰 상승률이다.

박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