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소프트웨어 계통 전공자와 경력직 채용 규모를 각각 두 배 늘리기로 했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내년 대학 졸업예정자 채용 전형에서 기술직의 40~50%를 소프트웨어 계통 전공자로 채우기로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업체 도요타는 기계공학 계통 전공자를 우대하는 전통을 유지해왔다. 올해 새로 선발한 기술직 300명도 대부분 기계공학 전공자로, 소프트웨어 계통 전공자는 20%에 그쳤다. 이 비율을 내년부터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도요타가 채용정책에 큰 폭의 변화를 주는 것은 ‘CASE(커넥티비티·자율주행·차량공유·전동화)’로 불리는 미래차 분야의 기술경쟁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운전 기술을 갖춘 전기차 개발에 사활을 걸면서 정보기술(IT) 인재 확보가 업계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도요타도 자동차 생산업체에서 인간의 이동을 지원하는 ‘모빌리티 컴퍼니’로의 전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차량을 생산하는 것보다 차량의 성능을 좌우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하지만 구글과 같은 거대 IT 기업들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IT 인재 쟁탈전은 국경과 업종을 넘어 벌어지고 있다. 도요타가 기존의 채용제도로는 미래차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도요타는 직군을 세분화하고 희망 직군별로 신입직원을 모집하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입사 후의 업무 내용을 미리 예상할 수 있으면 조기퇴직을 줄일 수 있다고 계산했다. 연간 신규 입사자의 30% 규모였던 경력직 채용도 50%로 늘리기로 했다. 각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경력직을 많이 영입할수록 조직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전문가들은 소니 등 전자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가운데 도요타가 IT 인재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일본의 채용시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