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 허문찬 기자=sweat@hankyung.com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 허문찬 기자=sweat@hankyung.com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가 야심 차게 추진하던 '춘천 차이나타운'이 좌초 수순을 밟고 있다. 최 지사의 차이나타운 추진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60여만명의 추진 반대 청원 동의가 있자 강원도와 MOU(업무협약)를 맺고 부지를 제공해 온 사업 시행사 코오롱글로벌은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이 같은 민심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최 지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가능성은 낮았지만 최 지사가 레고랜드에 이어 차이나타운이라는 치적 사업들을 토대로 대권을 꿈꿨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번 차이나타운 건으로 '친중 인사' 오명까지 얻은 최 지사는 대권 도전 날개를 펼치기도 전에 그 꿈이 무산된 모습이다.

27일 기준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춘천 차이나타운 반대 청원은 66만명을 돌파했다. 심상치 않은 민심에 코오롱글로벌은 전날 "회사는 사실관계의 객관성 판단과는 별개로 국민청원에 참여하신 국민들의 마음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 재검토 사실을 알렸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인천 차이나타운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레고랜드·차이나타운…치적 사업 매몰됐던 최문순

최 지사가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차이나타운과 관련한 발언을 한 이후 언론들은 그의 발언을 두고 팩트체크 기사를 쏟아냈다. "차이나타운은 사실 한옥단지", "강원도 내에서 반대 여론이 없다",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지 않는다" 는 등 다소 사실과 거리가 먼 발언을 최 지사가 했기 때문이다.

강원도가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최 지사를 향한 시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시민들은 최 지사 탄핵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대권 꿈꾸는 최문순?…차이나타운으로 시작도 전에 '휘청'
2010년 엄기영 전 문화방송(MBC) 사장을 꺾고 강원도지사 자리에 올랐던 최 지사는 내리 3선을 하며 2022년 임기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그 과정에서 최 지사는 눈에 보이는 치적 사업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비판을 받았던 사업이 차이나타운과 더불어 레고랜드다. 차이나타운은 중국 자본의 유입을 둘러싸고 논쟁이 이어졌다. 레고랜드는 10년째 완공을 하지 못하고 공사만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차이나타운 반대 靑 청원으로 역풍 제대로 맞았다

특히 레고랜드는 도비를 포함해 총사업비 4000억원 이상이 투입돼 논란을 빚었다. 투입되는 세금도 문제였지만 10년이나 걸리는 과정에서 사업자로 참여한 외국 자본에 많은 것을 내줬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당 역시 연일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최 지사를 둘러싸고 제법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성과보다 과오가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국무총리 대행의 2022년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출마설도 나오고 있지만 이렇게 가면 강원도지사 수성도 힘들기 때문이다.
대권 꿈꾸는 최문순?…차이나타운으로 시작도 전에 '휘청'
당내에서 최 지사가 비판을 받는 부분은 대규모 치적 사업을 발판으로 차기 대선에 나서고자 했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번 차이나타운 건으로 최 지사가 제대로 된 도전도 하지 못한 채 꿈을 접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최 지사가 무리를 하면서까지 대규모 사업에 치중한 것은 3선 이후 대권을 위한 행보 아니었겠는가"라며 "그러나 차이나타운 논란으로 거센 역풍을 맞아 도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