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퇴직연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얼마 전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실시한 ‘대한민국 직장인 연금이해력 측정 및 분석’에 따르면, 다양한 연금 중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가장 잘 모르는 것이 바로 IRP(개인형퇴직연금) 였습니다. 부문별 연금이해력 점수(각 100점 만점)를 보면, 연금저축 점수가 55.1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퇴직연금(51.7점), 공적연금 등 기타(44.5점) 순이었습니다. IRP는 39.2점으로 평균 점수가 가장 낮았습니다.

IRP 이해력이 가장 낮은 이유로는 가입 저변이 확대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 꼽혔습니다. 본래 IRP는 2005년 퇴직연금과 함께 도입됐지만, 퇴직금 수령용 계좌로 주로 쓰이고 가입 대상도 임금근로자로 한정적이었습니다. 그러다 2017년 제도가 개편되면서 자영업자, 공무원 등으로 가입대상이 확대됐습니다. 이후 가입자 수가 늘면서 이제 막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IRP계좌 운용 방법을 가장 잘 몰라

IRP에 대한 이해도는 전반적으로 낮았지만, 이 중에서도 더욱 모르는 부분은 '계좌 운용 방법'이었습니다. 10개의 IRP이해력 문항 중 가장 정답률이 낮은 것이 ‘IRP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아닌 것’을 고르는 객관식 문항이었습니다. IRP는 계좌 형태로 되어 있어, 투자자들이 자신의 선호와 투자전략에 따라 다양한 금융상품을 계좌 안에 편입해서 운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에서 제시된 ‘원리금보장형 보험,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는 IRP에 편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주식은 편입이 불가능합니다. IRP에서 투자할 수 없는 금융상품으로 ‘주식’을 제대로 고른 비율은 16.5%로, 6명 중 한 명만 정답을 맞혔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와 비슷하게, IRP계좌에서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묻는 질문도 정답률이 낮았습니다. IRP 계좌는 노후자금 마련이 주목적입니다. 위험자산에 70%까지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위험자산이란 주식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펀드와 ETF, 리츠 등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IRP적립금을 주식형펀드(주식 및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6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에 전액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비율은 22.3%로 5명 중 1명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직장인들은 대체로 IRP 계좌에 어떤 금융상품을 담아 어떻게 운용할지 잘 모르고 있는 셈입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함께 활용하는 방법에 취약해

IRP와 관련해 이해도가 취약한 또 다른 부분은 ‘연금저축과 연계한 활용법’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IRP는 연금저축과 함께 ‘연금계좌’로 분류돼 납입한도, 세액공제 한도가 합산됩니다.

먼저 연금계좌 납입한도는 연간 1800만 원입니다. 만약 연금저축에 연간 400만원을 납입했다면, IRP에는 최대 1400만 원까지 납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납입한도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16.8%에 불과했습니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대상 금액은 최대 700만 원까지(2022년까지 50세 이상은 일시적으로 한도가 200만원 추가됨) 입니다. 어떤 사람(50세 미만)이 연금저축 200만 원을 납입해 세액공제를 받았다면, IRP에서 추가로 500만 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맞힌 경우는 31.6%였습니다. 두 문항 모두 정답률이 40%가 안 되어 사람들의 이해도가 취약한 축에 속했습니다.

IRP와 연금저축이 연계되는 부분은 세금과 관련되어 복잡하고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알아야만 연금계좌를 통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IRP와 연금저축을 함께 알아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금이해력’ 조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IRP를 어렵게 느낀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실제로 IRP가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보다 특별히 까다로운 상품은 아닙니다. 오히려 퇴직연금(DC)과 운용 측면에서 유사한 부분이 있고, 연금저축과는 세제적인 부분에서 연결됩니다. 이 두 가지 부분만 정확히 안다면 노후를 위한 연금 상품으로써 IRP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심현정 선임연구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