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에게는 PCM의 연속…방송사는 수익성 일부 개선 기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시청자 체감 변화는 미미할 듯
방송팀 = 오는 7월부터 방송사 구분 없이 중간광고가 공식적으로 허용되지만 시청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는 이미 2017년부터 조금씩 유사 중간광고인 프리미엄CM(PCM)을 조금씩 도입, 주요 예능과 드라마에서는 보편화된 상황이다.

다만 정식으로 중간광고를 하게 되면 지금처럼 프로그램의 정확히 중간 부분에 광고를 삽입하는 게 아니라, 방송사 입장에서 프로그램의 전개에 맞춰 필요한 부분에 광고를 넣을 수 있어 시청 흐름을 유지하기는 더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숙 상명대 지적재산권학과 교수는 27일 "지금도 일부 중간광고를 간접적으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시청자는 이전처럼 콘텐츠가 좋으면 참고 보고, 아니면 회피하는 선택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가 내부에서는 당연히 중간광고 허용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MBC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공표한 직후 아예 입장을 내고 "47년 만에 이뤄지는 중간광고 재도입 결정이 지상파 재정난을 덜 수 있는 단비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익성 높은 프로그램 제작으로 시청자 복지와 한류 확산에 기여하고,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국민 소통과 지역문화의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지상파 방송들이 회원사로 가입해있는 한국방송협회 측도 연합뉴스에 "방송시장에서 비로소 공정 경쟁의 초석이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유독 방송에 대해서만 지나치게 촘촘히 적용돼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낡은 규제들이 차차 현실에 맞게 완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이번 개정안은 지상파가 겪었던 역차별을 해소해 '정상화'를 이룬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PCM은 일종의 꼼수였는데 중간광고를 제도권 안으로 가져온 것은 긍정적이고, 황금시간대 광고 수익이 어느 정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이시훈 계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도 "지상파만 중간광고를 못 하게 하는 나라는 없는데, 우리도 이번에 잘못된 것을 바로잡았다고 평가한다"며 "다만 지상파가 과거보다 약세이고, 이미 PCM을 하고 있었는데 그걸 양성화한 것뿐이라 광고비 이동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PCM을 중간광고로 전환할 경우, 방송사 입장에서 시청 흐름을 유지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광고 노출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PCM 시 노출하는) 1·2부 시작과 끝 안내 삽입을 빼면 전체 광고 시간은 오히려 일부 줄어든다는 계산도 있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광고학과 교수는 "지상파 사업자에게만 유독 적용되던 중간광고 금지 조치는 국내 방송정책이 불균형적이고 비대칭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시지탄인 셈"이라고까지 언급했다.

초반 지상파들과 경쟁 구도에 있었던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들도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에 핏대를 올리며 반발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디지털 플랫폼에 위협받으며 '같은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또 이번 개정안은 종편들 역시 오락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는 비율을 '매월 전체 방송시간의 50% 이하'에서 '매반기 60% 이하'로 늘릴 수 있게 해 이들의 숨통도 트였다.

한 종편 관계자는 "한 예능 프로그램이 흥행에 성공하면 해당 월에는 그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틀고 싶은 게 당연하다.

이번에 그 비율이 개선되면서 편성권이 더 자유로워져서 우리로서도 환영"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방송사 입장에서도 환영이고,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크게 변하는 것은 없기 때문에 7월 중간광고 시행은 순조롭게 자리 잡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명분상으로 보면 공영방송이 광고를 자유롭게 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소지는 잔존한다.

김 전문의원은 "KBS의 경우 수신료 이슈와 직결돼 수신료도 내는데 광고도 이렇게 많이 봐야 하느냐는 비판이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