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기업 서버용 SSD(데이터 저장장치) 신제품을 내놨다. 최신 기술 표준을 적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전작 대비 두 배 높인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앞세워 서버용 SSD 시장에서 ‘초격차’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최신 ‘SAS-4’ 표준을 적용한 기업 서버용 SSD ‘PM1653’(사진)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낸드플래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조합해 제조하는 저장장치인 SSD는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제품엔 SAS-4가 적용됐다. SAS는 서버 및 대형 컴퓨터의 저장장치에 쓰이는 고속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다. 신제품은 SAS-3 적용 제품에 비해 약 두 배 빠른 22.5Gbps(초당 기가비트)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지원한다. ‘연속읽기’ 성능도 4300MB/s로 이전 세대 제품에 비해 두 배 향상됐다. ‘임의읽기’ 성능은 업계 최고 수준인 800K IOPS(아이옵스·저장장치 성능 측정 단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M1653은 최신 6세대 V낸드플래시가 장착된 기업 서버용 초고속 SSD”라며 “기업 서버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도록 속도를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유연성’도 PM1653의 장점으로 꼽힌다. SAS-4 표준뿐 아니라 SAS-3 등 이전 인터페이스도 함께 지원한다. 또 ‘듀얼포트’ 기능을 적용해 한 포트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포트를 통해 서비스할 수 있다.

서버용 SSD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5G(5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 등으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72억달러 규모였던 서버용 SSD 시장은 2025년 262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서버용 SSD 시장 점유율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서버용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6.5%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인텔(27.3%) 마이크론(7.8%) SK하이닉스(6.7%) 등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박광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전무)은 “삼성전자는 기업, 정부, 금융기관 등 기업용 서버 고객들에 SAS 표준 SSD를 공급하며 성능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로부터는 보안성과 관련한 인증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