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첨단소재가 730억원을 들여 증설 투자를 하겠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전기차 배터리 전용 폴리이미드(PI)필름 생산 시설을 짓는 것이다. 이날 발표한 1분기 매출(776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기존의 주된 수익원이었던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에 대한 수요도 좋다는 ‘신호’로 인식되면서 주가가 연중 최고점을 돌파했다.
배터리 소재 장착한 PI첨단소재 '신고가'

1분기 실적 사상 최대

PI첨단소재는 1분기 실적과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 26일 5.49% 올랐다. 27일에도 3.1% 상승한 5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4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이날 대주전자재료에 이어 기관투자가의 코스닥시장 순매수 종목 2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PI필름이다. 영하 269도~영상 400도에서 사용 가능한 내한·내열성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우주 항공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사용되던 특수 제품이었는데,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연성회로기판(FPCB)이 새로운 수요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한 PI필름 제조사인 PI첨단소재는 일본 미국 기업이 독식하던 PI필름을 국산화했다. 2014년부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에 주로 들어가는 방열시트에도 PI필름이 사용된다. 그 밖에 전기차 배터리, 구동모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도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26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매출은 776억원, 영업이익은 207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달성했다.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FPCB 40%, △방열시트 34% △첨단소재 26%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IT 제품이 잘 팔린 데다 5세대(5G) 이동통신 채택 및 OLED 사용이 늘어나면서 더 비싼 PI필름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OLED 패널을 적용한 스마트폰이 잘 팔린 것도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새 먹거리로 떠오른 전기차

스마트폰 위주에서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수익 구조도 다변화되고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용과 MLCC용을 포함한 첨단소재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203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한참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이후 회사는 ‘전기차(EV)·2차전지 전용 PI필름 생산 라인’을 짓는다고도 발표했다. 전기차 전용 라인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은 전기차 배터리용 필름을 다른 제품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번 증설로 전용 라인이 생기면 다른 라인의 생산성도 증대되고, 원가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존 고객사뿐만 아니라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파나소닉 등 추가 고객사 확보가 예상된다”며 “이번 증설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PI필름 물량을 확보하려는 고객사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준비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PI첨단소재는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도 계획 중이다. 내달 2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가결되면 PI첨단소재는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코스피200지수 편입도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줄줄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10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이 7만3000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 주가를 제시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