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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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블록체인·클라우드·빅데이터 등 ABCD 개발자 품귀 속 유통기업들이 개발자 모시기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자 연쇄 이직 흐름 속 '집토끼 지키기'에 공을 들이는 동시에 신규 인력 잡기에 팔을 걷어붙이는 분위기다.

SSG닷컴 개발자 전원에 스톡옵션 쏜다…첫 돌 맞은 롯데온 150명 채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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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은 개발자 전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슈퍼 을(乙)'로 부상한 개발자를 잡기 위한 조치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 26일 사내 메일로 개발자를 포함한 기술 관련 인력 전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고 공지했다.

비개발자 직군의 경우 향후 기여도에 따라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스톡옵션 규모나 일정은 다음달 확정될 예정이다.

자료=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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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관계자는 "개발자 몸값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핵심 인력의 동기를 부여하고 유출을 막기 위해 스톡옵션을 보여하기로 했다. 순차적으로 비개발자에게도 기여도를 따져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개발자 품귀현상을 겪는 유통가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 유통기업은 디지털전환(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이커머스 기업은 앞선 서비스를 위해 개발자 모시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으로 5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채운 쿠팡이 꼽힌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은 앱(운영프로그램)과 개발자의 중요성을 빨리 알아차린 기업으로 손꼽힌다. 그 결과, 신입 개발자 '초봉 6000만원 시대'를 열며 적극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섰다.

신입뿐 아니라 경력직 확보에는 더욱 공격적이다. 5년차 이상 개발 경력직 채용에는 입사 보너스 5000만원을 내걸며 모시기에 나섰다. 이같이 공세를 펼친 결과, 최근 삼성전자 인공지능(AI) 담당 임원을 영입하며 IT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봉뿐 아니라 후생복지도 챙긴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판교에 개발자를 위해 '스마트 워크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판교를 떠나기 싫어하는 개발자들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란 후문이다. 이같은 노력 덕에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기존 유통기업들도 개발자 확충에 나섰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거느린 롯데쇼핑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날로 출범 1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은 올해 최대 150명의 개발자를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출범 첫날 앱 접속 중단을 비롯한 시스템 불안정, 불편한 앱 사용자환경(UI) 등으로 정보기술(IT) 부문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개발자 관리에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롯데온은 온라인쇼핑몰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부사장)를 영입한 만큼 절치부심한다는 계획이다.

홈쇼핑 사업이 주축인 GS샵의 경우 전 직원의 약 20%가 IT 엔지니어인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 내부에서도 개발자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코로나 언택트로 수요 폭발…개발자 공급 부족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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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품귀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 산업의 디지털전환(디지털트랜드포메이션) 가속화가 꼽힌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이 부족하면서 개발자 몸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업체로의 이직이 꾸준한 상황에서 올 들어 게임업계발(發) 연봉 인상 러쉬가 확산했다.

지난달 1일 넥슨이 개발직군 직원 연봉을 일괄 800만원 인상하면서 공을 쏘아올렸다. 이후 넷마블·당근마켓·컴투스·게임빌·크래프톤·조이시티가 600만~2000만원 연봉 인상 릴레이에 나섰다. 특히 게임업계 '대장주'로 꼽히는 엔씨는 전 개발직 직군에 1300만원씩 올린 데 이어 '대졸초임제(공채 시 직군별 신입직원 연봉 동일) 폐지'라는 초강수까지 뒀다.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의 쏠림현상이 이어지면서 인사담당자들은 개발자 잡기에 목을 매는 분위기다. 우수 개발자 지키기와 타사의 인재를 동시에 데려오려는 '투트랙 카드'가 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들이 단순히 연봉보다는 처우와 조직 내에서의 입지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조직 문화와 성과 인정 방식 등도 IT기업과 유통기업은 차이가 나 우수 인력 영입에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