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복귀 후 일정기간 격리되는 병사들에게 '배식 실패', '부식수령 불량' 등을 이유로 부실한 식사가 제공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부대의 지속적인 부실급식에 대해 군납 비리 의혹이 있는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28일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부실 급식 논란이 된 일선 부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결과 문제가 됐던 7건의 사례 가운데 '배식 실패'가 4건, '부식수령 불량'이 2건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은 육군 12사단 4건, 51사단 1건, 11특전공수여단 1건, 공군 방공포 3여단 1건 등 총 7건이었다.
페이스북 계정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사진=연합뉴스
페이스북 계정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사진=연합뉴스
이번 조사 결과 육군 12사단 부실 급식 실태가 특히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휴가복귀 후 격리된 병사들이 폭로한 다른 부대와 달리 일반 병사가 폭로한 4건 모두 ‘배식 실패’, ‘부식수령 불량’이 원인이었다.

문제가 됐던 15일 저녁의 경우 해당 부대 급양관이 식수인원 110명 중 60명분의 빵만 수령한 뒤 빵을 반으로 잘라 배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점심에는 소고기가 조기에 소진된 이후 배식을 받은 병사의 경우 당면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날 저녁에는 경계근무자에게 제공돼야 할 ‘버섯제육볶음’이 없어 햄 2장을 대체해 제공했는데 해당 병사는 햄 1장밖에 받지 못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19일 점심에도 메인 메뉴인 ‘돈까스 덮밥’에 제공되어야 할 돈까스를 급양관이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돈까스 수량이 부족해지자 잘게 잘라 배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육군 11특전공수여단은 12일 아침 메뉴에 제공되어야 할 꼬리곰탕을 정상적으로 수령했으나 급양관의 관리 소홀로 휴가복귀 격리자에게 제공되지 않았다.

이처럼 병사들에게 부실하게 급식이 제공되는 데는 급양 간부가 부식 수량을 엉터리로 청구하거나, 부식을 정상적으로 수령하더라도 배식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12사단의 경우 '부식수령 불량'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데는 간부 자질과 능력 문제 이면에 군납 비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엄정하게 조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혈기왕성한 20대 청년들이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데 먹는 것이 부실하다는 논란 자체가 큰 문제"라며 "국방부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배식 실패 문제를 비롯해 군납비리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