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재등판, 롯데자이언츠와 키움히어로즈를 언급했다. 한국 프로야구와 관련 마케팅 시장을 넓히기 위한 도발 행보를 이어간 모양새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와 kt위즈의 경기가 끝난 지난 27일 오후 11시30분께 클럽하우스에 접속해 '동빈이형 가만 안도…'란 제목의 방에 입장했다.

정 부회장은 이 방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동빈이형'이라 칭하며 1시간 가량 발언을 이어나갔다. 정 부회장은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다"며 "내가 도발하니까 (동빈이형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신 회장은 27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를 직관했다. 신 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것은 2015년 9월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스와의 경기 이후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신 회장이 중간에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을 두고 "야구를 좋아하면 나가지 않는다"며 신 회장이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롯데자이언츠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경기를 직관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자이언츠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경기를 직관했다. [사진=연합뉴스]
정 부회장은 이같은 행보가 롯데와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롯데랑 사이가 안 좋거나 그런 건 아니다. 이런 라이벌 구도를 통해 야구판이 더 커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동빈이형이 연락해서 '너 그만하라'고 얘기하면 그만하겠다. 하지만 아직 전화가 안 왔다"고도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구단주들과 뜻을 모으고 싶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그는 "초반에 내가 롯데를 자극했을 때 롯데와 우리 사이에 더 많은 말이 오고 갔다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가) 더 좋았을 것"이라며 "동빈이형이 야구에 관심 많으면 나랑 얘기를 많이 했을 텐데 그러지 않아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빈이형과는 야구를 얘기를 많이 못 하지만, (NC다이노스 구단주인) 택진이형과는 자주 얘기한다"고 전했다.

롯데자이언츠 외에 라이벌로 생각하는 구단이 있느냐는 클럽하우스 접속자들의 질문에 정 부회장은 키움히어로즈를 꼽았다.

정 부회장은 "과거 키움히어로즈가 넥센히어로즈일 때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어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며 "(당시 넥센 측이) 나를 무시하며 자존심이 땅에 떨어질 정도로 내몰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에 우리가 키움을 밟았을 때 기분이 좋았다. 이 XXX들 잘됐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며 "(키움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인) 허민과는 매우 친하지만 키움은 발라버리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SSG랜더스는 지난 23~25일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3연전에서 2승을 먼저 거둬 위닝 시리즈를 가져간 바 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