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극지탐사선 포착 작은 태양폭발 시뮬레이션 결과
태양 표면보다 더 뜨거운 코로나 원인은 '캠프파이어'
태양이 가진 미스터리 중 하나가 가장 바깥층 대기인 코로나의 온도가 표면인 광구(光球)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태양 표면의 온도는 약 5천500도(섭씨)에 그치지만 표면에서 수백만 킬로미터 떨어진 코로나의 온도는 약 100만도에 달해 에너지원에 가까울수록 뜨겁다는 '상식'을 깨고있다.

이 미스터리를 규명하기 위해 태양의 자기장을 지목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제시됐지만 어떻게 에너지가 생성되고 코로나에 전달되는지가 명확하게 풀리지 않아 태양 물리학의 난제가 돼왔다.

이번에는 지난해 태양 표면에서 무수히 많은 것으로 확인된 작은 태양폭발(solar flares), 이른바 '캠프파이어'가 코로나의 초고온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가 발표돼 새로운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독일 막스 플랑크 태양시스템 연구소의 하르디 페터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은 태양의 에너지 방출 모델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캠프파이어를 코로나 고온의 원인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27일 열린 유럽지구과학연맹(EGU) 총회에서 발표했다.

관련 논문은 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도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지난해 5월 ESA의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SolO)가 포착한 캠프파이어와 비슷한 밝기를 만들고 주변에서의 자기력선 움직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로 다른 방향의 자기력선이 끊어졌다 재결합(reconnection)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이 확인됐다.

태양 표면에서 포착된 캠프파이어와 자기력선 시뮬레이션 결과 [ESA 제공]

논문 제1 저자인 베이징대학의 박사과정 대학원생 천야제는 "(시뮬레이션) 모델 결과는 자기력선 재결합을 통해 방출되는 에너지양이 관측을 통해 예측된 코로나의 온도를 유지하는데 충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캠프파이어는 지름이 약 400~4천㎞에 달하지만 지구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태양폭발에 비하면 작은 수준으로, 규모가 작거나 약한 것은 이전에는 관측되지 않던 것들이다.

솔라 오비터는 이런 캠프파이어가 태양 표면에서 1천500개 이상 산재해 짧게는 10초, 길게는 200초까지 촛불처럼 깜박거리다 사라지는 것을 포착했다.

솔라 오비터가 이를 포착했을 때 태양과의 거리는 약 7천700만㎞로, 본격적인 과학탐사를 시작도 하기 전이었다.

지난해 2월 발사된 솔라 오비터는 아직 태양 궤도를 돌며 과학 장비를 점검하는 '순항 단계'에 있으며, 올해 11월 공식적인 태양 탐사 활동을 시작해 태양에 4천200만㎞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가을에 발사된 미국의 태양 탐사선 파커호는 태양 광구에서 1천만㎞ 이내로 접근하지만, 태양 표면의 이미지를 포착할 수 있는 카메라는 장착하고 있지 않다.

태양 표면보다 더 뜨거운 코로나 원인은 '캠프파이어'
연구팀은 솔라 오비터의 '초자외선이미저'(EUI)로 포착한 캠프파이어를 시뮬레이션에 활용했는데, 앞으로 태양 표면의 자기장 움직임을 포착하고 코로나의 온도와 밀도를 측정할 수 있는 다른 과학 장비의 자료까지 활용하면 더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