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깜짝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쪽에선 적극 매수할 시점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일회성 이익일 뿐이라며 매도 의견을 냈다.

에쓰오일은 28일 4.61% 오른 8만8500원에 마감했다. 전날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컨센선스(3000억원 수준)를 훌쩍 뛰어넘는 6292억원를 기록한 덕분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매수세가 몰렸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분기에는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전문가들은 에쓰오일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가 더 많다. 에쓰오일 실적 발표 후 보고서를 발간한 애널리스트 대부분이 10만원이 넘는 목표가를 제시하며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따른 극심한 ‘수요 절벽’이 글로벌 한계 설비의 영구 폐쇄를 촉진시키고 있어 수급 밸런스는 하반기에 완전 정상화될 것”이라며 “백신 보급에 따른 억눌린 의류 수요가 회복되며 파라자일렌(PX)의 수익성 회복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쓰오일 목표가를 37%나 끌어올려 13만원으로 제시했다.

회의적으로 평가한 애널리스트도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목표가를 높이긴 했지만 현 주가(8만8500원)보다 낮은 8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날 목표가를 8만6000원으로 유지했다. 투자 의견은 모두 ‘중립’이지만 목표가가 현 주가보다 낮다는 점에선 실질적으론 매도 의견이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애널리스트는 에쓰오일의 깜짝 실적을 일회성 이익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가 상승으로 싼값에 들여온 원유의 판매 마진이 상승했고, 팬데믹에 경쟁사 가동률이 하락해 반사 수혜를 보긴 했지만 이 모두 단기적 호재라는 것이다. 전 연구원은 “이익 체력이 개선된 모습은 긍정적이나 경쟁사 가동률 하락에 따른 반사 수혜는 시황이 회복될 경우 화학·윤활유 마진이 하락할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