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물산 상속지분 비공개…'이재용 경영권' 공식화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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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지분 상속 어떻게
지분 변동 내용 상속발표서 제외
이건희 '사재 환원' 의미가 우선
곧 계열사 공시 통해 공개 전망
'큰 그림'은 그려졌다는 관측
지분 변동 내용 상속발표서 제외
이건희 '사재 환원' 의미가 우선
곧 계열사 공시 통해 공개 전망
'큰 그림'은 그려졌다는 관측
28일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액을 발표하면서 물려받은 재산 규모도 간접적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정작 삼성의 지배구조를 결정할 계열사 지분 변동 내용은 빠졌다. 고(故) 이 회장의 사재 환원이 지배구조 이슈에 묻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을 공식화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상속 재산에 대한 유족 간 합의를 마치지 못한 점이 부담이다. 이 부회장이 구속 상태인 데다 최근 충수염으로 장기간 입원하면서 세부 방안과 관련해 의견을 나눌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분 변동 방향에 대해 경제계에선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유족이 뜻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6일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20.76%를 유족이 공동소유하기로 금융당국에 신고한 이유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속 등으로 주식을 취득해 보험사의 대주주가 되는 경우 사망일로부터 3개월 안에 당국에 승인 신청을 해야 해서다. 유족들은 이미 올초 한 차례 신고 기한 연장을 신청해 이달 26일이 마감 시한이었다. 기한 내 이 부회장을 포함한 유족 간 협의가 마무리되지 못해 일단 공동소유 지분으로 신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재계는 유족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분을 정리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물산, 삼성생명 지분의 상당 규모를 물려받아야 한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48%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전자 직접 보유 지분은 0.7%에 불과하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 4.18%를 받는다 해도 경영권 방어에 다소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8.51%와 5.01%다. 이 회장의 주식 지분이 이 부회장에게 넘어간다면 경영권 안정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인다 해도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보유액 평가방식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꿔놨다. 보유 한도는 계열사 총자산의 3%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시가로 26조원이 넘는다. 290조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총자산의 9.2%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3%룰’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족의 지분 배분 내용은 조만간 각 계열사 공시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주주 지분 변동이 생기면 5일 안에 공시해야 한다. 지분 배분 시한에 대한 법적 제한은 없다.
박신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을 공식화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상속 재산에 대한 유족 간 합의를 마치지 못한 점이 부담이다. 이 부회장이 구속 상태인 데다 최근 충수염으로 장기간 입원하면서 세부 방안과 관련해 의견을 나눌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분 변동 방향에 대해 경제계에선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유족이 뜻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큰 그림 그렸지만 마침표 못 찍어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회장의 와병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서 유족 간 주식 상속에 관한 큰 그림은 그려진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분 변동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지배구조에 과도한 관심이 쏠리면서 이 회장의 사재 환원이라는 큰 뜻이 자칫 묻힐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과 관련해 급작스럽게 법정 구속되면서 상속 재산 배분을 확실하게 결론내지 못한 점도 지분 공개를 보류한 이유다.지난 26일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20.76%를 유족이 공동소유하기로 금융당국에 신고한 이유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속 등으로 주식을 취득해 보험사의 대주주가 되는 경우 사망일로부터 3개월 안에 당국에 승인 신청을 해야 해서다. 유족들은 이미 올초 한 차례 신고 기한 연장을 신청해 이달 26일이 마감 시한이었다. 기한 내 이 부회장을 포함한 유족 간 협의가 마무리되지 못해 일단 공동소유 지분으로 신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지배력 강화될까
이 회장이 남긴 주식은 삼성전자 4.18%와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 등이다. 단순 법정 상속비율을 적용하면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상속 재산의 9분의 3을 가져가고, 나머지 자녀들이 각각 9분의 2를 받게 된다.하지만 재계는 유족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분을 정리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물산, 삼성생명 지분의 상당 규모를 물려받아야 한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48%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전자 직접 보유 지분은 0.7%에 불과하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 4.18%를 받는다 해도 경영권 방어에 다소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8.51%와 5.01%다. 이 회장의 주식 지분이 이 부회장에게 넘어간다면 경영권 안정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인다 해도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보유액 평가방식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꿔놨다. 보유 한도는 계열사 총자산의 3%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시가로 26조원이 넘는다. 290조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총자산의 9.2%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3%룰’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지분 배분 조만간 공개될 수도
유족들은 30일까지 상속 재산을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유족 간 지분 비율이 결정되지 않은 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 총액만 기일 내 납부하면 되기 때문이다. 기한 내 상속세를 내기만 하면 유족이 이 부회장을 대신해 상속세를 납부한다 해도 이에 대한 증여세를 물리진 않는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족의 지분 배분 내용은 조만간 각 계열사 공시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주주 지분 변동이 생기면 5일 안에 공시해야 한다. 지분 배분 시한에 대한 법적 제한은 없다.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