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석 루닛 대표
서범석 루닛 대표
GE 헬스케어와 필립스, 지멘스는 세계 3대 의료기기 기업으로 통한다. ‘BIG3’ 중 GE와 필립스가 동시에 주목한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다. 루닛은 지난해 6월 GE에 자사의 폐 질환 진단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CXR’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GE 엑스레이 장비에 루닛의 솔루션을 탑재해 공동 판매한다. 필립스도 올 3월 루닛과 같은 내용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루닛은 AI로 각종 질병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인사이트 CXR은 폐암, 폐렴, 폐 결절, 기흉 등 폐 관련 질환 9개를 찾아낸다. 질환 검출 정확도는 97~99%에 이른다. AI로 350만 개가 넘는 엑스레이 영상을 학습시킨 결과다. GE와 필립스가 “신뢰할 만하다”며 루닛에 손을 내민 이유가 여기에 있다.
루닛의 또 다른 솔루션인 인사이트 MMG는 유방 영상 분석을 통해 유방암을 진단해낸다. MMG의 검출 정확도 역시 96~99%에 이른다. 루닛은 의료진이 인사이트 MMG를 사용하면 유방암을 놓칠 확률이 50%가량 감소한다는 실증 분석도 내놨다.
루닛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의료 영상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를 활용해 의료진이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루닛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의료 영상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를 활용해 의료진이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루닛은 2013년 백승욱 의장 등 KAIST 출신 6명이 의기투입해 설립했다. 2017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의 ‘세계 100대 AI기업’에 선정되는 등 일찌감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지금은 직원 수 160명에 이르는 회사로 커졌다. 서울대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 서범석 대표가 2018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기업 가치도 상승일로다. 루닛은 2018년 7월 160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받았다. 이때 기업가치는 약 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올 1월엔 3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는데, 평가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이었다. 2년 만에 기업가치가 두 배로 뛴 것이다.
루닛은 ‘진단’을 넘어 ‘치료’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현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루닛 스코프’는 AI로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특정 환자가 면역항암제가 잘 들을지를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적절한 치료로 이어지게 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 스코프는 올해 안에 출시하는 게 목표”라며 “코스닥 시장 상장도 올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