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삼성물산은 5.26% 오른 1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 12.44% 올랐다. 전날까지의 주가 상승은 고(故) 이건희 회장 상속 지분에 따른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가 동력이었다. 이날 급등세는 전날 장 마감후 발표한 1분기 실적의 영향이 컸다.
삼성물산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06.1% 늘어난 303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6% 늘어난 7조84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30.6%나 웃돈 어닝서프라이즈였다. 주요 사업 부문이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빠르게 회복한 영향이다.
상사 부문이 빛났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9.6% 늘어난 3조7780억원, 영업이익은 265.2% 늘어난 840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회복세로 물량이 늘어난 데다가 지난해 구조조정 효과로 수익성도 개선됐다. 합병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3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패션 부문도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올해는 본업인 건설 부문 회복세가 가파라질 전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 부문이 1분기에 이미 연간 수주목표의 60%를 달성했다"며 "상사 부문 전망도 좋고, 패션과 리조트 부문도 올해 여름으로 갈수록 실적 개선폭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에버랜드 등이 포함된 리조트부문의 영업손실이 821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방문객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리조트 부문은 통상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왔다.
지배구조 개편 수혜 기대도 있다. 삼성물산은 실질적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이다. 지배주주일가 지분(31.6%)에는 변화가 없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한 계열사의 배당 확대는 삼성물산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저평가 주요 원인인 총수 부재의 불확실성이 상속세 납무와 미술품 사회 환원에 따른 우호적 여론 조성으로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전날 실적 발표 후 삼성물산 주가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의 리포트를 쏟아내고 있다. 실적 발표 후 목표주가를 내놓은 7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18만8500원으로 현재보다 30% 넘게 상승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 사업부의 실적 개선을 고려하면 현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