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정책 손질에 나선 가운데 여당 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핵심 부동산 의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담당 상임위원회인 기재위가 사실상 배제되고 있는 데 대한 반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기재위 의원들은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윤후덕 기재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고용진 의원을 비롯해 김주영·정일영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위 의원들은 종합부동산세 개정과 암호화폐 과세 이슈에서 어떤 입장을 가져갈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연 것은 21대 국회 들어 처음이다.

회의 후 고용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일부 당내 의원들이 대외적으로 특정 의제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얘기하고 다니는 게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며 “개별 의원들의 얘기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동산 입법 및 언론 접촉이 기재위 밖에 있는 일부 의원에 의해 독점되는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은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완화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기재위 의원들 사이에서는 “선수를 뺏겼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후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송영길 의원이 무주택자가 첫 주택을 구매할 때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90%까지 완화하자는 주장을 낼 때도 기재위 의원들은 관련 논의에서 배제됐다.

소외된 여당 기재위 의원들이 부동산 특위에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아예 독립적인 입법에 나서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특위에 참여한 기재위 의원은 윤 위원장과 고 의원, 정 의원 총 3명이다. 15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특위에서는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 실질적인 정책안은 특위에 참여한 정책위원회에 뺏기고, 결정은 당 지도부가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기재위 의원은 “임대차 3법 때처럼 기재위가 당정 합의안의 ‘거수기’ 역할에 그칠 순 없다”며 “입법의 주도권을 기재위가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기재위가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당 지도부가 부동산 관련 모든 논의를 특위로 한정시키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윤호중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7일 부동산특위 발대식에서 “특위가 당의 공식적인 부동산 대책 심의기구”라며 “당내 모든 의원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기재위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긴 하지만, 당 지도부가 특위에 주도권을 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특위에서 결정한 내용을 번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범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