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두고 내부견제 심화…"당과 협의하라" "처신 챙겨라"
여권에서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추격자들의 견제가 거세지고 있다.

이 지사가 러시아 백신 도입, 기본시리즈 등 정책 차별화에 나선 것을 고리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존재감 부각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두관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서 "도정과 국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일 수 있다"며 "모든 현안에는 이분법적으로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규정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 특히 당과 충분히 협의하는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이 지사에게 요청했다.

이 지사의 기본주택 정책에 대해서도 "기본주택을 주택정책의 근간 또는 핵심 정책으로 삼게 되면 국민이 바라는, 중산층으로 이동할 수단인 내 집 마련은 정책에서 실종될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연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지사를 작심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이 지사의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주장에 대해 "백신 구매는 식약처나 질병청,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될 일로, 지자체가 할 일은 아니다"라며 "혼란만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지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여러 번 결석했다면서 "정부의 노력이나 현재 상황을 알면 그런 말씀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정부·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재명 두고 내부견제 심화…"당과 협의하라" "처신 챙겨라"
이에 대한 이 지사의 해명도 다른 주자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지사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단체장들 입장에선 말할 기회도 없는 회의를 가면 행정에 조금 장애가 생긴다"며 "경기도지사의 1시간은 (도민) 1천38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더 효율적인 곳에 시간을 썼다고 이해해달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서다.

그는 정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도 "권투 경기는 상대를 때려야 하는 것"이라며 '대선 경쟁자의 견제성 발언'으로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자 이낙연 전 대표 측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의 궤변과 오만함이 도가 지나치다"고 직격했다.

정 전 실장은 이 지사의 '1천380만의 시간' 언급에 대해 "그런 식이면 총리의 1시간은 (국민) 5천만의 시간이 된다.

그런 총리가 할 일이 없어서 중대본 회의에 참석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요즘 언행을 보면 비교적 높은 지지율에 취한 듯한데 남 탓하지 말고 먼저 자신의 처신부터 잘 챙겨보라"고 일침을 놨다.

러시아 백신 도입이나 기본소득은 당내에서도 찬반양론이 뚜렷한 편이다.

대선 경선 국면에서 다른 주자들의 1위 견제가 가열되면서 정책을 놓고 반(反)이재명 전선 양상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