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으로 극단주의 사이트 반복 접속시 추적 가능
테러로 5년 이상 복역 출소자 최대 2년 당국서 감독
프랑스, 테러방지법 도입 4년만에 개정…온라인 감시 강화
2015년부터 최근까지 크고 작은 테러에 시달려온 프랑스가 한층 강화된 테러방지법 개정안을 2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날 국무회의에 올라온 개정안에는 정보당국이 온라인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일간 르파리지앵, 르몽드 등이 전했다.

기존 테러방지법으로는 알고리즘으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만 감시할 수 있었는데 개정안은 그 대상을 URL로 넓혔다.

예를 들어 극단주의를 선동하는 웹사이트에 여러 차례 접속하는 사람이 있으면 정보당국이 알고리즘으로 포착하는 게 가능해진다.

누군가 인터넷으로 참수 영상을 반복적으로 본다면 정보당국에 익명으로 보고되고, 당국은 국가정보자유위원회(CNIL) 등 3개 기관 승인을 받고나서 내용을 확인하는 식이다.

테러를 저지르는 이들이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사용하는 빈도는 줄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조치다.

아울러 판사 승인이 있으면 테러 위협 가능성이 의심되는 개인의 자택에 경찰이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완화해 사전에 개입할 여지를 넓혀줬다.

테러 혐의로 5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면 출소 후에도 사법당국의 관리·감독을 받는 기한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재범 우려가 특히 높다고 판단될 경우 복역을 마치고 최대 5년 동안 정부가 지정한 장소에서 지내도록 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번 개정안은 하원과 상원 논의를 거쳐 이르면 7월 말 발효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프랑스는 잇단 테러 이후 2015년 11월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끝내면서 테러방지법을 제정해 2017년 11월 시행했다.

장 카스텍스 총리와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러방지법 덕분에 지난 3년 반 동안 36건의 테러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프랑스 땅에서 발생한 9건의 테러는 정보기관이 파악하지 못한 개인이 저지른 범행이라 빈틈을 메우기 위해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테러단체와 연계된 테러가 주를 이뤘다면, 근래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한 개인이 특정 배후 없이 자행한 테러가 잦아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수업 시간에 이슬람교를 창시한 예언자 모하메드를 풍자한 캐리커처를 보여준 중학교 교사가 일면식도 없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0대 남성에게 참수를 당했다.

끔찍한 사건이 가져온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던 20대 남성이 휘두른 칼에 맞아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달 23일에는 파리 근교 이블린 주 랑부예 경찰서에서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찬양하는 영상을 봤던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행정 직원을 살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