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시장의 전망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와 태플릿PC 제품 모두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다. 애플은 900억달러(약 99조9387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배당도 확대하기로 했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올 1분기(애플 기준 2021 회계연도 2분기) 매출 895억8000만달러(약 99조47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3.7% 늘어난 규모다. 주당순이익(EPS)은 1.4달러(약 1554원)를 나타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을 웃돈다. 앞서 공개된 평균 시장 전망치는 매출 773억6000만달러(약 85조9028억원), EPS 0.99달러였다.

애플은 1분기 모든 제품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아이폰 매출은 전년 대비 65.5% 늘어난 470억달러(약 52조1902억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억눌린 수요가 아이폰12로 몰리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시장 전망치(412억달러)를 웃돌았다.

태블릿PC는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봤다. 아이패드는 이 기간 78억달러(약 8조6613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1년 전보다 78.9% 매출이 증가했다. 노트북·데스크톱인 맥(Mac) 사업 매출 역시 70% 증가한 68억6000만달러(약 7조6175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화상수업 등이 급증하며 노트북, 태블릿PC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워치, 애플팟 등 웨어러블 제품을 포함한 기타 상품군의 매출은 77억9000만달러(약 8조6502억원)를 기록,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앱스토어, 애플TV 등 서비스 사업부문의 매출은 26.7% 늘어난 165억7000만달러(약 18조3998억원)였다.

팀 쿡 애플 CEO는 "맥 판매량이 70% 증가한 것은 인텔에서 판매하는 프로세서 대신 자체 M1칩을 사용해 배터리 수명을 늘린 결과"라고 했다. 특히 이번 실적에는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아이패드 프로, 아이맥 모델이 포함되지 않아 추가 수요를 이끌 것이라고 경제매체 CNBC는 보도했다.

애플은 호실적에 힘입어 대규모 주주환원정책에도 나섰다. 이날 애플은 900억달러(약 99조9387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배당금은 주당 0.22달러(현금배당률 7%)로 늘어난다. 다음달 13일에 지급될 예정이다. 호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애플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대 급등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