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도 권고
"재선 바라면 마스크 써야"…브라질 각료들, 대통령에 쓴소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각료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G1에 따르면 정치인 출신 각료들은 전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만나 내년 대선을 생각해 코로나19와 관련된 발언에 신중하고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의 '코로나 국정조사'에 대한 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 각료들은 "내년 대선에서 승리를 바란다면 코로나19에 관해 자기 생각만을 말하지 말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료들은 상원의 국정조사가 야권 주도로 이뤄진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그룹뿐 아니라 반대 세력과도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원은 지난 27일 국정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조사위 활동은 90일간 계속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연장될 수도 있다.

국정조사위원회는 11명의 의원으로 구성됐으며 4명은 여권, 2명은 확실한 야권, 5명은 중도로 분류된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중도와 좌파 정당 소속인 데다 국정조사를 사실상 주도할 보고위원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해온 인사로 꼽힌다는 점에서 정부를 상대로 공격적인 국정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각료들의 이런 권고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귀를 기울일지는 의문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백신 접종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에는 지지자들에게 백신을 가장 늦게 맞는 브라질 국민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가원수로서 모범을 보이겠다"는 말을 덧붙였지만,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보건 당국의 노력을 대통령이 방해하는 꼴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