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위기 넘기고 1실점 다행…다음엔 번트도 주눅들지 않고"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숱한 위기에도 실점을 1개로 막았다.

선발승은 챙기지 못했지만, 팀 역전승에 디딤돌이 된 것에 안도했다.

김광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가장 많은 7안타를 내줬지만, 사사구 없이 삼진 4개를 잡으며 실점으로 최소화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연장 혈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경기 뒤 김광현은 "오늘은 지난 경기(24일 신시내티 레즈전)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라며 "볼이 많았는데 위기 상황을 잘 넘어가서 1실점으로 막았다"라고 경기를 복기했다.

김광현은 0-1로 뒤진 5회말 타석에서 맷 카펜터와 교체됐고, 카펜터는 우월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더그아웃에서 카펜터가 홈런을 치는 장면을 본 김광현은 "맞자마자 홈런인 줄 알았는데 상대 우익수가 포기하지 않았다.

홈런이 돼 다행이다"라고 웃었다.

김광현 "위기 넘기고 1실점 다행…다음엔 번트도 주눅들지 않고"
실점한 장면은 아쉬웠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김광현은 3회 2사 1루에서 J.T. 리얼무토에게 우중월 2루타를 맞아 실점했다.

이날 리얼무토는 김광현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쳤다.

김광현은 "리얼무토가 내 공을 잘 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며 "(3회에는) 좋은 공을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맞았다"고 했다.

그는 "리얼무토에게 던진 초구(몸쪽 직구)가 볼이 되면서, 2구째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유인구로 던져야 하는 타이밍이었다"고 아쉬워하며 "(올해 필라델피아와 맞대결이 끝나서) 리얼무토와 올 시즌에 더 붙지 않겠지만, 상대 타자를 더 공부하겠다"고 했다.

김광현 "위기 넘기고 1실점 다행…다음엔 번트도 주눅들지 않고"
승리를 쌓지 못해도,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 대해 더 배워나가고 있다.

김광현은 "필라델피아와의 첫 대결(4월 18일 3이닝 5피안타 3실점)에서 부진해 타자별로 어떤 공에 강했는지 공부했다.

생각처럼 제구가 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최소 실점으로 막았다"라며 "타자들이 내게 적응하는 것보다, 내가 타자들에게 (먼저) 적응하는 것 같다.

타자가 어떤 공을 노리는지, 어떤 공에 강한지 알게 되면서 더 발전하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타자가 좋아하는 위치로 공을 던져 파울을 많이 만들고자 한다.

파울을 유도하다 보면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볼넷이 덜 나오는 것 같다"고 볼넷을 억제에 성공한 전략도 성공했다.

이날 김광현은 3회말 타석에서 스리번트를 시도하다가 공이 파울 라인을 넘어가 아웃됐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타자 김광현'은 또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김광현은 "번트 사인이 (볼을 포함해) 네 번 연속 나왔다.

타석에 들어가서 또 배운다"며 "번트 훈련을 할 때는 야수 없이 '동작'만 연습한다.

(실전에서는) 3루수와 1루수가 앞으로 나오며 압박하니까, 주눅이 들더라. '병살이 되면 어쩌나, 선행 주자가 죽으면 어쩌나' 등 신경을 썼다.

다음에는 야수 위치에도 신경 쓰지 않고 번트를 댈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