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시작일 뿐…이해진이 걱정하던 '후유증' 줄줄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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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연봉경쟁 후유증' 현실화
네이버, 총매출 30% 증가했지만 영업익 하락
증권가 "IT 업계 인건비 상승세 하반기도 지속"
네이버, 총매출 30% 증가했지만 영업익 하락
증권가 "IT 업계 인건비 상승세 하반기도 지속"
국내 IT업계의 '연봉경쟁 후유증'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30% 매출 증가라는 호실적을 낸 국내 1위 포털업체 네이버가 인건비 영향에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991억원으로 29.8% 늘었다.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세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전분기 대비 5.1%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인 440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네이버의 영업이익 뒷걸음질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임직원들에 지급한 주식 보상 비용의 증가 등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영업비용이 1조2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3% 급증했다고 밝혔다. 주식 보상 비용만 따로 떼서 계산할 경우 1분기 709억원 지출로 전년 동기 대비 1152.4%, 전기대비 256.9% 폭증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사업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최고 인재들 역량 확보가 중요한 만큼 선진 보상체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자사 게임 광고에 직접 등장하거나 직원들에게 과감한 격려금을 지급한 뒤로 직원들로부터 지지의 의미의 '택진이형'이란 애칭을 얻은 것을 언급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해진 GIO는 직원들로부터 '형'이란 친근한 호칭을 받은 김 대표를 내심 부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5조304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성과급을 동결했다. 네이버 노조는 경영진에게 "인센티브 지급 근거를 공개하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결국 네이버는 지난 18일 네이버 전 구성원에게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000만원 상당의 네이버 주식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지급하던 스톡옵션과 달리 의무 보유 기간 없이 바로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네이버는 "개인의 목표와 보상이 회사 기업가치와 더 강하게 연계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의 인건비 상승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본사와 달리 계열사 직원들은 인센티브 형식으로 매년 200만~300만원만 받기로 해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증권가에서도 우려의 반응이 나왔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건비 증가로 네이버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를 밑돌았는데 2분기 및 하반기에도 매출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인건비 상승이 주가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민아·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해 추가로 지급할 스톡옵션까지 고려하면 운영비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올해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과 컴투스 등의 기업들이 일제히 개발자 연봉을 800만~1300만원 올리면서 최근 카카오 등 IT 기업의 인건비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17년 4030억원이었던 카카오 인건비는 매년 14.5~35%씩 가파르게 증가해 올해 1조17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7134만원이었던 평균 연봉도 3년 새 51% 불어 지난해 1억800만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연간 인건비는 2019년 572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7362억원으로, 넷마블은 4202억원이던 것이 4708억원, 펄어비스는 1202억원이 1267억원으로 뛰었다.
판교IT 기업에 재직 중인 한 관계자는 "기업들끼리 출혈적 인재쟁탈전을 막기 위해 성과급이나 보상을 조율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문제는 개발자 수요가 IT 기업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유통, 산업, 병원 사회 각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 보상'이 아니면 붙잡기 어려워 당분간 연구개발비용보다는 인건비에 좀 더 신경을 쓰자는 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네이버 영업이익 전년동기 대비 1% 하락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연결기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고 전날 발표했다. 네이버의 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같은 기간 매출은 1조4991억원으로 29.8% 늘었다.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세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전분기 대비 5.1%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인 440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네이버의 영업이익 뒷걸음질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임직원들에 지급한 주식 보상 비용의 증가 등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영업비용이 1조2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3% 급증했다고 밝혔다. 주식 보상 비용만 따로 떼서 계산할 경우 1분기 709억원 지출로 전년 동기 대비 1152.4%, 전기대비 256.9% 폭증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사업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최고 인재들 역량 확보가 중요한 만큼 선진 보상체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네이버 이해진 "솔직히 나도 여러분에게 사랑받고 싶다"
앞서 지난달 12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불만이 불거지자 회사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솔직히 나도 회사를 떠나기 전 '해진이형이 쏜다' 이런 것 한 번 해서 여러분에게 칭찬받고 사랑받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이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자사 게임 광고에 직접 등장하거나 직원들에게 과감한 격려금을 지급한 뒤로 직원들로부터 지지의 의미의 '택진이형'이란 애칭을 얻은 것을 언급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해진 GIO는 직원들로부터 '형'이란 친근한 호칭을 받은 김 대표를 내심 부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5조304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성과급을 동결했다. 네이버 노조는 경영진에게 "인센티브 지급 근거를 공개하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결국 네이버는 지난 18일 네이버 전 구성원에게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000만원 상당의 네이버 주식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지급하던 스톡옵션과 달리 의무 보유 기간 없이 바로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네이버는 "개인의 목표와 보상이 회사 기업가치와 더 강하게 연계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의 인건비 상승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본사와 달리 계열사 직원들은 인센티브 형식으로 매년 200만~300만원만 받기로 해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증권가에서도 우려의 반응이 나왔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건비 증가로 네이버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를 밑돌았는데 2분기 및 하반기에도 매출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인건비 상승이 주가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민아·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해 추가로 지급할 스톡옵션까지 고려하면 운영비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시작일뿐
인건비 부담은 네이버뿐만 아니라 IT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중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기업들의 필수 영역으로 자리잡자 개발자들의 몸값이 높아졌고 판교를 중심으로 신입사원 초봉과 임직원 연봉을 일괄적으로 올리는 이른바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영향이다.올해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과 컴투스 등의 기업들이 일제히 개발자 연봉을 800만~1300만원 올리면서 최근 카카오 등 IT 기업의 인건비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17년 4030억원이었던 카카오 인건비는 매년 14.5~35%씩 가파르게 증가해 올해 1조17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7134만원이었던 평균 연봉도 3년 새 51% 불어 지난해 1억800만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연간 인건비는 2019년 572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7362억원으로, 넷마블은 4202억원이던 것이 4708억원, 펄어비스는 1202억원이 1267억원으로 뛰었다.
판교IT 기업에 재직 중인 한 관계자는 "기업들끼리 출혈적 인재쟁탈전을 막기 위해 성과급이나 보상을 조율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문제는 개발자 수요가 IT 기업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유통, 산업, 병원 사회 각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 보상'이 아니면 붙잡기 어려워 당분간 연구개발비용보다는 인건비에 좀 더 신경을 쓰자는 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