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진보와 물질의 풍요로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현대인들은 바이러스와의 전쟁, 포퓰리즘에 의한 양극화 현상, 아파트와 구직 위기 등 희망 없는 미래로 인해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을 만큼 좌절과 우울함이 가득한 디스토피아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영화<토탈 리콜(Total Recall), 1990>은 암울한 미래의 시대에서 세뇌를 당해 조작된 삶을 살고 있던 주인공은 리콜을 계기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찾고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면서 자신과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게 된다. 제정신으로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지만 스스로를 자주 돌아보면서 자신과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가치관을 수시로 리콜해 나가야 할때이다. 더불어 우울한 국가경영방식에도 총체적 리콜이 필요할 때다. <영화 줄거리 요약>
미래 2084년 어느 신도시에서 광산 일을 하고 사는 퀘이드(아놀드 슈왈제네거 분)은 로리(샤론 스톤 분)라는 미모의 아내와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화성에서 이름도 알 수 없는 갈색 머리의 여인 멜로나(레이철 티코틴 분)와 사랑하는 모습이 자꾸 꿈으로 나타나자 퀘이드는 싼값으로 자아 여행 주사를 맞고 스릴 있게 화성에 첩보원으로 다녀온 것 같은 뇌 속에 기억을 이식시켜주는 리콜 여행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리콜 과정에서 자신의 본명이 하우저이며 오랫동안 악당 코하겐의 심복으로 불의의 편에 서서 일해왔음을 알게 되고 코하겐에게 정면으로 맞서게 된다. 코하겐은 자신을 배신한 하우저의 뇌에 퀘이드라는 인간의 기억을 이식시켜 지구에 살게 했고 아내 로리와 직장의 사장 해리, 그리고 동료들까지 모두 코하겐의 부하들로 퀘이드를 감시하고 있었다.
[원작: 필립 K 딕의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e)>,
<블레이드 러너>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 을 집필한 대단한 SF 소설가이다] <관전 포인트>
A. 리콜 여행사에서 해주는 것은?
싼값으로 실제 우주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뇌 속에 기억을 이식시켜줌으로써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곳이다. 그러나 중복해서 이식을 받을 경우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데, 퀘이드 역시 이런 이유로 커다란 충격에서 깨어나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지구의 식민지인 화성의 행정책임을 맡고 있는 코하겐이 지구의 혼란을 이용해서 화성을 자신의 왕국으로 삼고 독재권력을 마음껏 휘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B. 퀘이드가 리콜 상태에서 깨어나 하게 되는 일은?
퀘이드는 화성에서 온 의문의 사나이가 맡긴 가방에서 나온 도구로 자신의 몸속에 숨겨진 위치 추적장치를 제거하고 각종 첩보용 특수 장비들과 권총, 작전 자금, 그리고 진짜 하우저가 남긴 메시지(너는 네가 아니야. 넌 바로 나지. 계획은 간단해, 지금 당장 화성의 힐튼호텔로 가라)를 듣고 코하겐 일당의 추격을 받으며 간신히 화성으로 잠입하여 꿈에서 만나곤 하던 갈색 머리의 여자가 진짜 아내 멜리나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C. 코하겐의 화성 통치 방식은?
화성은 코하겐이 인간이 숨 쉬는 대기를 제한시켜 반군과 정부군과의 전투가 한창인 혼란한 상황이었다. 또한 코하겐은 자신의 독재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외계인이 만든 산소 대기 제조장치를 숨기고 공기를 무기로 화성인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태양 광선으로부터의 해로운 물질을 차단하는 대기가 없어 많은 화성인들이 끔찍한 모습의 돌연변이로 태어나고 있었다.
D. 하우저가 완수하는 임무는?
화성의 잠입에 성공한 하우저는 반군 지도자 쿠아토를 만나 자신을 찾고 싶다고 하자 쿠아토는 "당신은 이미 당신이다. 사람은 기억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당신을 정의하는 것이다"라며 과거의 정체성을 찾고 고통받는 화성 시민을 구하라고 당부한다. 하우저와 멜로나는 악당 택시 기사에게 속아 코하겐에게 사로잡히고 다시 정신 이식을 받는 위기일발의 순간을 맞지만, 극적으로 탈출한다. 마침내 멜로나와 공기 제조 장치를 가동하자 빙하를 뚫으며 내뿜는 엄청난 공기로 지구와 같은 아름다운 대기가 조성되고, 퀘이드와 멜로나는 화성인들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뜨거운 키스를 나눈다.
E. 아카데미 특별상(시각효과)을 받은 이유는?
@자율 자동차의 모습: 영화에서 주인공이 택시를 타자 인공지능 로봇 조니캡이 가장 최적화된 경로로 안전하게 데려다준다. 2012 년 콜린 파렐이 출연한 <토탈 리콜>리메이크판에는 콜린 파렐은 고속으로 날아다니는 이온 추진 부상차인 '호버카(levitated car)로 거미줄처럼 이어진 공중 도로에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다.
@인공지능 로봇으로 변신: 하우저가 화성에 도착하여 입국 심사장에서 특수 로봇 가면을 이용하여 여자로 변장 후 밀입국을 시도하는 순간 코하겐의 부하들에 들키지만 폭탄이 내장된 가면을 던져 무사히 빠져나간다. <에필로그>
현대인들은 각박하고 피곤한 일상을 잊기 위해 술, 담배, 게임으로 현실 도피를 시도하지만, 아침이면 결국 다시 현실 앞에 마주 앉게 된다. 하자가 있는 자동차는 리콜(점검, 교환, 수리)로 기능이 회복될 수 있지만, 인간은 스스로의 성찰과 지속적인 자기 연마로 가치관을 정립하고 사랑을 통해 힘든 현실에서 위로를 주고받을 수 밖에 없다. 의미있는 고전과 영감을 주는 영화 그리고 성인의 행적을 통해 얻은 교훈을 직접 실천하고 베푸는 것도 스스로를 리콜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국가경영에도 글로벌 기업의 운영 방식과 같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소명의식과 초일류 국가를 향한 뜨거운 애국심이 가동되길 기대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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