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된 20대 대학생 손정민 씨(22)의 행방이 묘연해진지 벌써 엿새째를 맞았다.

손 씨의 아버지 A 씨는 30일 개인 블로그에 "많은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A 씨는 "많은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어제는 전단을 붙이고 현수막을 설치했다.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인근 아파트에 거의 다 붙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제보가 들어왔고, 지금도 비 오는 새벽 1시에 멀리서 오신 분이 계셔서 형사분과 같이 현장에서 제보를 듣고 들어왔다"며 "멀리서 아무런 대가도 없이 오셔서 이렇게 시간을 할애하신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번에 세상이 살 만하다는 것,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아쉽게도 말씀드릴 만한 특별한 사항은 하나도 없다. 이렇게 하루가 또 갔다는 것뿐. 다시 한번 관심과 기도에 감사드린다. 노력하고 기다려보겠다"며 글을 맺었다.

경찰은 지난 25일 오전 3시~5시쯤 반포한강공원 내 반포수상택시승강장 옆에서 실종된 손정민 씨를 찾고 있다. 실종 당일 손 씨는 무늬가 있는 긴 셔츠에 회색 반소매 티, 검은색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손 씨는 이날 새벽 2시까지 동성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이곳에서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손 씨 휴대전화에는 이날 (새벽) 1시50분 가량 만취해서 술 먹고 춤추는 동영상이 찍혀 있었다.

손 씨 친구 B 씨는 3시30분 쯤 집에 전화해 어머니에게 "친구가 취해서 자는데 깨울 수가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 어머니는 "깨워서 보내고 너도 빨리 오라"고 했지만 B 씨는 다시 잠들었다가 4시30분에 일어나 노트북과 아이패드, 핸드폰을 챙겨서 집에 돌아갔다.

A 씨는 "새벽 4시30분경 반포나들목 CCTV에 친구 혼자 나오는 장면이 목격됐다. 그리고 집에 와서 제 아들을 물어보니 ‘있었는지 없었는지 몰랐다’고 해서 친구 부모님과 친구가 다시 한강공원에 와서 아들을 찾다가 안 보이니 제 아내에게 전화를 한 게 5시30분이었다"고 했다.

A 씨 측은 "3시 30분에 아들이 자고 있었을 때 우리집에 전화를 했다면 바로 앞이라 데리러 갈 수 있었는데 왜 그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A 씨는 "친구 폰을 아들이 갖고 있을까 봐 전화를 시도한 게 6시쯤이었다. 계속 안 받다가 7시쯤 전원이 꺼져 있다고 바뀌고 마지막 위치 추적은 의외로 강을 건넌 강북의 수상택시 승강장이라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당시 손 씨의 친구는 경찰 조사에서 손 씨가 보이지 않아 집에 간 줄 알고 자신도 귀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의 지인이 B 씨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자 "함께 간 친구에 대한 억측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지인은 한 인터넷 게시판에 "B 씨는 사라진 친구(손씨)와 정말 친한 친구이고 손씨는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할 친구도 아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손 씨는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의과대학 1학년에 재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