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결성
미술계 "근대미술관 건립해야"…송현동 부지·정부서울청사 제안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문화재와 미술품 2만3천여 점을 국가에 기증한 가운데 미술계가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미술계 인사들은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주비위원회를 지난 29일 결성했으며, 내달 초 단체를 정식 발족하기로 했다.

이들은 삼성가에서 기증한 근대미술품 1천여 점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근대미술품 2천여 점 등을 한곳에 모아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하자는 취지로 모였다.

주비위원은 김종규 국민문화유산 신탁 이사장, 신현웅 전 문화관광부 차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윤철규 전 서울옥션 대표, 최열 전 문화재전문위원,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등으로 구성됐다.

이밖에 박서보·한만영·김택상·김근태·정복수·심문섭 등 작가들과 우찬규 학고재 대표·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최웅철 웅갤러리 대표 등 갤러리스트, 최은주 대구시립미술관장 등 100여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주비위는 전했다.

주비위는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에 근대미술관이 없다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미술관을 설립하고 그 안에 '이병철실'과 '이건희실'을 둬 삼성가 기증의 뜻을 기리는 한편 국립근대미술관이 없는 기형적인 구조를 타개하자"고 요청했다.

미술관 장소로는 송현동 부지와 정부서울청사 등을 제안했다.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가 제공하고 국비로 건축해서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하자는 의견이다.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가 있던 송현동 부지는 삼성생명이 미술관 건립을 위해 매입했던 곳이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풍문여고 부지에 개관 예정인 서울공예박물관 등과 연결해 문화예술클러스터로 조성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주비위는 주장했다.

정부서울청사는 한국의 근대화·산업화의 상징적인 장소이자 국가 상징 거리인 세종로에 자리해 근대미술과 상징적으로 맞는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28일 '이건희 컬렉션' 기증 이후 수장고나 별도 미술관 신설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증과 관련해 "별도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미술계 "근대미술관 건립해야"…송현동 부지·정부서울청사 제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