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10번홀에서 잔디를 던져 바람 방향을 읽고 있다.  /KPGA 제공
박찬호가 10번홀에서 잔디를 던져 바람 방향을 읽고 있다. /KPGA 제공
프로골프 1부 투어에 도전장을 낸 ‘코리안 특급’ 박찬호(48)가 최하위에 머물며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박찬호는 30일 전북 군산시 군산C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군산CC오픈(총상금 5억원) 2라운드에서 퀸튜플보기(+5) 2개, 더블보기 4개, 보기 1개, 버디 2개를 묶어 17타를 잃었다. 이틀 합계 29오버파 171타. 기권한 선수를 제외한 153명 중 최하위 성적이다. 박찬호는 아마추어 선수 추천 조건 중 하나인 ‘공인 핸디캡 3 이하’를 충족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경기 성적과 달리 주최 측이 바란 흥행 성적에선 최고점을 받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찬호의 출전으로 총상금 5억원인 이 대회는 시작 전부터 ‘메이저급 관심’을 모았다.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박찬호는 ‘투머치 질문’이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필드에선 장타쇼를 펼쳐 눈을 즐겁게 했다. 이날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박찬호는 첫홀부터 티샷으로 305야드를 쳐 동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14번홀(파4)에선 드라이버로 318.2야드를 보내는 괴력을 뽐냈다.

승부사 기질도 돋보였다. 그는 1라운드 뒤 목표로 했던 ‘버디 2개’ 공략을 전반에 조기 달성했다. 박찬호는 12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고 약 2.5m 퍼트를 홀로 밀어넣었다. 14번홀에선 아이언 샷을 홀 옆 약 3m에 붙여 쉽게 버디를 낚아챘다.

박찬호는 이틀간 한 조에서 경기한 김형성(41)과 박재범(39)을 언급하며 “동반한 선수들이 저 때문에 방해가 됐을 텐데 수고를 많이 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포함한 세 명의 이름으로 3000만원을 KPGA에 기부하기로 했다며 “좋은 일에 써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6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한 김동민(23)은 2타를 줄여 중간 합계 8언더파 134타를 기록, 단독 선두로 나섰다.

조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