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억원 이상 금액을 단기 신용대출로 받을 경우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정을 정비하면서 장기 분할상환 대출에만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장기 분할상환 시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할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개인의 고액 신용대출을 3~10년 만기 분할상환하는 형태로 전환하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대부분이 이용하고 있는 1년 만기, 재연장 방식으로 신용대출을 받으면 한도에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구조다. DSR 산정 시 10년으로 일괄 적용하던 신용대출 산정 만기를 오는 7월부터 7년, 내년 7월부터는 5년으로 줄인다. DSR은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7월부터는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으면 40%를 적용받는다. 만기가 짧아지는 만큼 한 해에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총원리금의 40% 이상을 월 또는 분기별로 나눠 갚는 경우에는 최대 10년까지 대출 만기를 그대로 인정해 장기 분할상환 방식 대출을 선택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 분할상환 신용대출을 받으면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이날 기준 A은행의 3년 분할상환 조건부 신용대출 금리(5000만원 대출 시)는 연 4.29~5.35% 수준으로 1년짜리 일시상환 신용대출보다 0.8~1.8%포인트가량 높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3월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을 만큼 시장금리 상승세가 가시화한 상황”이라며 “새 규제까지 겹쳐 가계의 원리금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정소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