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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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컨테이너선발(發) 운임 상승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다만 시황을 운임에 쉽게 반영할 수 있는 컨테이너선사에 비해 장기계약 비중이 높은 벌크선사의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달 30일 기준 역대 최고치인 3007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직전인 지난해 2월(425) 대비 8배 가까이 급등했다. 올 들어서도 두 배가량 올랐다. 철광석과 석탄을 주로 수송하는 초대형 선박인 케이프사이즈(15만t급) 벌크선 수요가 늘면서 전체 운임을 끌어올렸다. 벌크선 운임 상승은 최근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 브라질산 철광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선 팬오션과 대한해운이 대표적인 벌크선사다. 다만 화물대란에 따른 이익은 HMM 등 컨테이너선사와 달리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통상 컨테이너선사는 화주와 6개월~1년가량 장기계약을 맺는 비중이 전체 물량의 6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스폿 계약을 통해 물건을 실어나른다. 계약 기간이 짧아 해상운임 상승분을 반영하기 쉬운 구조다.

반면 벌크선 장기계약 기간은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이다. 화주인 기업들이 장기계약을 맺고 전용선처럼 쓸 때가 많다. 벌크선사들이 현재 급등한 운임 수준을 당장 계약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영업이익은 올초 전망치 대비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장기계약 물량이 많은 벌크선사들은 화물대란에 따른 수혜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스폿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2분기엔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