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수 포화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의 결제건당 구매액(객단가)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편의점업계의 프리미엄 전략이 객단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편의점 고객 손 커졌네…건당 결제액 증가세
2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의 지난 1분기 객단가는 약 6500원을 기록했다. 소비자가 편의점에 들러 한 번에 6500원어치 물건을 사갔다는 뜻이다. 객단가는 최근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2017년 5100원 수준이던 세븐일레븐 객단가는 2018년 5300원, 2019년 5500원에서 지난해 6100원으로 크게 증가(전년 대비 10.9%)하더니 올 들어 한 분기 만에 400원(6.6%) 뛰었다.

GS25도 추세가 비슷하다. 2017년 4800원이던 객단가가 2018년 5100원, 2019년 5200원으로 올라갔고 작년엔 5800원으로 전년보다 11.5% 급증했다. 올 1분기엔 6300원으로 작년 말보다 8.6% 더 뛰었다. CU는 객단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상승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객단가 증가율은 점포 수 증가세를 뛰어넘고 있다. 2010~2017년 연평균 16%에 달하던 점포 수 증가율은 최근 2~3년간 연 5~6%대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도심에는 이미 점포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유동 인구가 적은 지역 출점은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해 편의점 프랜차이즈가 출점을 까다롭게 하는 측면도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새 점포 후보지에서 250m 안에 자사 점포가 있으면 기존 점주 전원의 동의가 있을 때만 출점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양적 포화를 타개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전략을 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근거리 쇼핑 선호 흐름을 타고 더 다양하고 좋은 물건을 팔겠다는 것이다. 주류가 대표적이다. 소주와 맥주를 넘어 단가가 높은 와인과 양주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GS25의 올 1분기 주류 매출 가운데 와인은 작년 동기 대비 161.9% 늘었고, 양주는 125.1% 증가했다. 맥주(39.8%)와 소주(36.4%)의 증가세는 비교적 더뎠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28일부터 자사 앱을 통해 가격대가 42만~900만원인 ‘맥캘란 1824 마스터즈 시리즈’를 팔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븐일레븐은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다움도 내놓고 베이커리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을 주쇼핑채널로 삼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어 프리미엄 상품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