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이 자율주행차용 칩을 자체 개발할 예정이다.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가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려면 자동차 회사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장악해야 한다”며 자율주행차용 칩을 개발할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디에스 CEO는 “자동차용 반도체 칩을 직접 생산할 계획은 없지만 관련 특허는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은 2019년 자율주행 자회사 ‘폭스바겐 오토노미’를 설립하는 등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말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인 아테온R을 공개하기도 했다.

디에스 CEO의 이번 발언은 미국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와 애플을 의식한 데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일명 ‘애플카(아이카)’를 제조할 계획을 세우고 자체적으로 설계한 반도체 칩을 아이패드, 아이맥 등에 활용하고 있다.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를 본격 양산할 경우 폭스바겐을 비롯한 세계 자동차기업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협력사들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칩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디에스 CEO는 “반도체와 관련해 애플과 테슬라는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디에스 CEO는 애플카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애플이 단번에 자동차산업을 뒤흔들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랄프 브란트슈태터 폭스바겐 브랜드 CEO는 독일 통신사 DPA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반도체 회사 르네사스의 화재와 미국 텍사스주 한파에 따른 반도체 생산 타격 문제를 들며 “향후 몇 달 동안은 파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급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고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