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90)의 단짝이자 오랜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97)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비트코인에 대해 "역겹다"고 말했다.

CNBC 방송 등 외신은 멍거 부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온라인 연례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질문에 "나는 비트코인 성공이 싫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멍거 부회장은 비트코인을 "납치범이나 강탈범에게 유용한 화폐", "난데없이 뚝딱 만들어진 새로운 금융 상품"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이어 "그 빌어먹을 신개발품(비트코인)은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도 반한다"고 했다.

CNBC 방송은 멍거가 비트코인의 극단적인 변동성과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을 오랫동안 비판해 왔다고 전했다. 멍거는 지난 2월 데일리저널 주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 교환의 매개체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비트코인을 절대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버핏 회장은 이날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농담으로 대신했다. 버핏은 비트코인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피하겠다"며 "주주총회를 지켜보는 수십만 명이 비트코인을 갖고 있고 아마도 (비트코인에) 매도 입장을 가진 사람은 두 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40만명을 화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과 2명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선택지가 있지만, 그것은 (양쪽 값이 동일하지 않은) 멍청한 등식"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버핏이 비트코인 매도자로 2명을 콕 집은 것이 자신과 멍거를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