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1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1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을 했던 김용민·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새로운 민주당 수장에 오른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비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 대표의 지지와 함께 '강성 지지층' 표심을 자극했던 두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강성 친문'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최강욱 점 찍었던 김용민, 김영배 모두 당선

민주당은 지난 2일 전당대회를 열고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했다. '비문'으로 분류되는 송 대표가 당의 수장으로 오른 가운데 '강성 친문'의 김용민 의원이 17.73%를 얻어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강병원 의원 17.28%, 백혜련 의원 17.21%, 김영배 의원 13.46%, 전혜숙 의원 12.32%로 뒤를 이었다. 서삼석 의원과 황명선 논산시장은 각각 11.11%, 10.89%를 득표해 고배를 마셨다.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가운데)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영배(왼쪽), 김용민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가운데)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영배(왼쪽), 김용민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눈길을 끄는 점은 김용민 의원과 김영배 의원이 여당 지도부에 입성했다는 점이다. 김용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개혁 강성파'로 꼽힌다. 이른바 '초선 5적'으로 불리는 2030세대 의원들이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에 대한 반성문을 써내자 "잘못 짚었다"며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연일 '검찰개혁'의 고삐를 당겨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강성 친문'의 목소리를 대표하고 있는 셈.

지난해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영배 의원도 '친문'으로 분류된다. 2010년 지방선거 성북구청장에 당선했던 그는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과 민정비서관을 지냈다.

'비문' 송영길과 각 세우는 장면 연출될까

최 대표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을 '꼭 짚어' 지지 선언에 나섰다. 그는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한다"며 "좋은 친구 김영배, 멋진 후배 김용민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고 적었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승리를 위해 큰 바다에서 함께 만다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최 대표가 언급한 '큰 바다'는 합당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취임했을 당시에도 그는 "큰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거라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비문' 성향의 송 대표가 당을 이끌게 됐지만 '강성 친문' 성향의 인사가 1등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상황. 당 지도부가 논의를 이어가는 과정에서도 '강성 친문'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회의에서도 득표순으로 발언이 이어진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의 관심도 최고위원 당선 순위로 이어지지 않는가"라며 "김용민 의원이 1등으로 최고위원에 입성한 것은 당내 '강성 친문' 세력의 입김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