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풋옵션 행사 시기 변경
상장 이후 투자금 회수 노린 듯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풋옵션 조건을 조정하는 계약을 맺었다. 올해 4월 12일~5월 12일인 권리 행사기간을 2023년 4월 13일~5월 13일로 변경하기로 했다. 풋옵션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사전에 합의한 경영 관련 약정을 달성하지 못하면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투자금을 회수할 길을 열어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종의 장치다. 사실상 기업공개(IPO)를 위한 몸집을 만들지 못했을 때 투자금을 회수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지분율은 21.87%로 롯데지주(46.04%) 다음으로 높다.
2대 주주가 풋옵션 행사 시점을 조정함에 따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조만간 상장 준비를 위한 몸풀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2년 안에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지분 매각 대신 풋옵션 기간을 뒤로 미뤘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꾸준한 성장 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것도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는 롯데그룹에 인수된 2014년부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8584억원, 영업이익은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84.9% 증가했다.
김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