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영보드는 회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Board of Directors)를 본떠 1999년 시작된 제도다. 조직 내 젊고 유능한 직원들을 뽑아 최고경영자(CEO)와 걸러지지 않은 소통을 하는 일종의 청년중역회의 역할을 한다.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2019년 영보드를 한 차례 개편하면서 현장직군 영보드를 별도 신설했다.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제철소 현장 정서를 최고경영층에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참여 직원도 기존 과·차장급에서 대리급 이하로 낮췄다.
최 회장은 영보드 멤버들과 만나 “현장을 비롯한 다양한 부서의 보다 젊고 생생한 목소리가 CEO에 직접 전달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보드는 일터에서 실제로 생각하고 느끼는 점과 아이디어를 경영층에 가감 없이 제안하고, 경영층의 철학과 비전을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맡아 달라”고 당부했다.
영보드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포스코 정책에 실제 반영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협업 KPI △정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도입 △남직원 태아검진 휴가 △본인 포상 셀프 추천 제도 등이다. 영보드는 회사 경쟁력의 근간이 부서 간 협업을 통한 최적의 의사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 간 협업 활동에 대한 목표와 결과를 성과 지표로 제도화한 협업 KPI 구축을 적극 지원했다.
포스코는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가상현실(VR)과 게임형 시뮬레이터 시스템을 도입, 직원들이 가상으로 설비를 운전·제어하는 실습장을 구축하고 교육에 활용 중이다. 이 역시 영보드가 제안한 아이디어다. 이밖에도 영보드의 의견을 바탕으로 출산과 양육 친화적인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남직원 태아검진 휴가 제도 및 직원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추진한 우수 업무에 대해 본인을 포상자로 셀프 추천할 수 있는 공모 포상 제도 등이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지난해 말 새롭게 ‘뉴칼라(New Collar) 레벨 인증제’를 도입했다. 포스코의 미래 인재 육성의 목표를 ‘뉴칼라’로 설정한 것이다. 전 세계적인 디지털 혁신 기조에 따라 정보기술(IT) 신기술을 활용해 업무를 개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다. 뉴칼라 레벨 인증제도는 직원의 IT 역량 수준을 4개 레벨로 구분하고, 수준별 교육을 통해 전 직무에서 IT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육내용은 IT 기초지식 학습부터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수준까지 폭넓게 운용한다. 기존에 포스코가 운영해오던 온라인 강의를 활용한 기초적인 데이터 활용교육부터 심화교육과정인 인공지능활용전문가과정까지 다양한 사내 AI·빅데이터 활용 교육을 통합하고 세분화했다.
뉴칼라 레벨 인증제도는 포스코 모든 직원이 참여할 수 있다. 참여와 관심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의 일하는 방식을 정착하기 위해 레벨 인증자에게 혜택도 부여한다. 단계별 인증자에게는 승진가점, 주재원 선발 우대 및 관련 분야 학위 취득을 위한 유학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포스코는 4차 산업이 접목된 철강 기업으로, 구성원들은 집단지성을 통한 창의력을 발휘해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끊임없이 공생의 가치를 창출하는 뉴칼라 인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