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트론은 동물 모델에서 파킨슨병 치료제 ‘PT320’의 발병 진행 차단 효과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회사는 연구 결과에 대한 논문을 ‘ACS Pharmacol. Transl. Sci.’에 발표했다.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메이요클리닉 병원, 대만 국방의료원과 함께 진행됐다. 도파민 신경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손상시킨 ‘MitoPark’ 형질전환동물 모델에서 파킨슨병의 진행을 유도한 후 PT320을 투여했다. 이후 행동 양상과 뇌조직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도파민 분비 회복 능력 등 다양한 매개 변수를 분석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파킨슨병 동물 모델은 대부분 파킨슨병 발생 부위에 신경독성 물질을 주입해 뇌세포를 파괴시킨 후, 치료 효과를 관찰하는 급성 모델이었다. 이에 발병이 서서히 진행되며 장기적인 치료 효능을 검증해야 하는 퇴행성 뇌질환 환자들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지적돼왔다.

펩트론 관계자는 “기존의 신경독성 물질 유래 동물모델에서 PT320의 뇌세포 재생 효능을 확인한 데 이어, 이번 형질전환동물 모델을 통해서도 파킨슨병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차단시키는 치료 효능을 확인했다”며 “발병이 진행 중인 초기 파킨슨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포 형광 사진과 같은 간접적인 방법이 아닌 뇌척수액의 함량 분석으로, PT320의 뇌혈관장벽(BBB) 통과를 직접 확인했다”며 “기존의 증상완화제인 레보도파의 부작용을 차단하는 효과도 우수해 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의 실질적인 치료제 개발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고 설명했따.

펩트론은 현재 PT320의 임상 2상을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전문 기관 다섯 곳과 진행하고 있다. 100명의 임상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투여를 시작했다. 아직까지 심각한 부작용 없이, 일부 환자들에 대해서는 이미 성공적으로 투여를 모두 마쳤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연말까지 모든 임상환자들에 대한 48주간의 투여를 마친 후,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질병변경효과’(disease-modifying effect)를 확인하기 위한 12주간의 휴약기를 거칠 예정이다. 임상은 내년 4월 종료될 예정이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