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독일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의 연정을 오페라로 풀어낸다. 오는 13~1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공연 ‘브람스…’를 통해서다. 이번 작품은 평생 사모했던 클라라 슈만과 스승이자 그녀의 남편인 로베르트 슈만 부부 사이에서 갈등하는 브람스의 이야기다. 브람스는 스무 살에 슈만 부부를 만났다. 로베르트 슈만은 브람스를 ‘천재’라고 치켜세우고 지원했다. 혈기왕성한 청년 브람스는 14살 연상의 당대 최고 여성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클라라를 사모했다. 일방적인 연모였다. 브람스는 평생 클라라 가족을 보살폈다. 1896년 클라라가 숨을 거두자 이듬해 브람스도 세상을 떠났다. 속내를 알 수 없기에 셋의 관계는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공연에선 브람스와 슈만 부부가 남긴 레퍼토리를 편곡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브람스가 남긴 ‘9개의 가곡’ 중에서 ‘오월의 밤’과 ‘네 개의 엄숙한 노래’, 클라라가 쓴 ‘나는 어두운 꿈속에 서 있었네’ 등을 공연 전반에 걸쳐 들려준다. 지난해 신작 오페라 ‘레드 슈즈’로 호평받았던 작곡가 전예은이 편곡·작곡을 맡았다. 전예은은 “평생 한 여인만 바라보며 아가페적 사랑을 한 브람스를 극으로 제작하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연출과 대본은 한승원이 맡았다. 그는 ‘살리에르’ ‘라흐마니노프’ 등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왔다. 여자경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다. 오페라 스타도 대거 출연한다. 브람스 역에는 베이스 박준혁과 바리톤 양준모가 캐스팅됐고, 소프라노 박지현과 정혜욱이 클라라 역을 맡았다. 슈만 역으로는 테너 정의근과 신상근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특별 출연진도 눈길을 끈다.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청년 브람스를 연기한다. 손정범은 독일 ARD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선 처음 우승한 피아니스트다.

대면 공연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15일엔 유료 온라인 생중계도 한다. 지난 2월 선보인 온라인 공연 플랫폼 ‘크노마이오페라’에서 감상할 수 있다. 관람료는 대면 공연 3만~7만원, 온라인 2만원.

오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