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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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에 몰렸던 81조원 가운데 대부분이 증시 주변에 대기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 자금들이 지지부진한 증시를 이끌 동력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77조901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 1월12일, 74조4559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0일만 하더라도 58조4166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3일 SKIET의 청약증거금이 환불되면서 19조4852억원이 불어났다.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급증했다. 전날보다 22조9680억원이 증가해 68조3945억원을 나타냈다. CMA 잔고는 SKIET 청약을 앞둔 지난달 27일 70조118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 3일 투자자예탁금과 CMA잔고를 합친 금액은 전날보다 42조4532억원 증가하게 됐다. SKIET 증거금이 80조901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52.4%(42조4532억원)가 증시 주변에 남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29일 실시된 SKIET 공모주 청약에는 사상 최대인 80조9017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이는 종전 사상 최대 증거금을 기록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63조원)보다 약 18조원이나 많았다. SKIET 공모주 청약은 여러 증권사에 중복으로 청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오는 6월말부터는 1인당 1증권사에만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다.

증시 주변에 남은 청약 자금은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때보다 더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이후 환불일에는 CMA 잔고 21조1000억원과 투자자예탁금 6조4000원 등 27조5000억원(43.5%)이 증시 주변에 남았었다.
81조 청약 후유증…환불된 SKIET 청약증거금 어디로 가나
반대로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은 하루 만에 급감했다.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3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7조9982억원이었다. 지난 4월말 142조2227억원 대비 4조2245억원 감소했다. 1영업일 만에 약 4조원이 쪼그라든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SKIET의 증거금 환불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청약 전날까지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1조3292억원 증가했고, 청약 마지막 날엔 6조9974억원으로 늘었다.

한편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에서 100억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을 거물급 투자자는 109명으로 나타났다. SKIET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발행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많은 물량(248만2768주)이 배정된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최대 수량인 24만8000주를 청약한 투자자는 78명이었고, 증거금은 130억2000만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19만2000주 이상을 청약한 투자자는 최대 청약자 78명을 비롯해 109명이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