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압력 더 키울 수도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하반기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지하철과 버스요금 인상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후 열린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재정적자가 심해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받았다.
현재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교통카드 기준으로 각각 1250원과 1200원이다. 요금 인상 폭은 200~300원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요금이 2015년부터 7년 가까이 오르지 않아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지하철과 버스 요금 인상을 단행하면 물가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잇따라 공공요금 인상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까지 가세하면 가까스로 인상을 억누르고 있는 나머지 지자체도 서울시를 좇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경북 구미시와 김천시는 이달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1300원(일반 기준)에서 1500원으로 각각 올렸다.
구미시는 좌석버스 요금도 1700원에서 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시민단체인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시가 서민생활과 직결된 버스 요금을 기습 인상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서를 내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교통요금은 재정적자를 감안하면 진작 올렸어야 했지만 4·7 서울·부산 보궐선거 등으로 지자체들이 ‘표심’을 의식해 미뤄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1조113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서울시와 시의회는 지난해에도 지하철 기본요금 인상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정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