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기업' 이어…IT·바이오 中企 "몰려드는 일감 다 포기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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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제, 7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
중소 제조업체 13만6000여곳
"일손 모자라 공장 닫을 지경
추가 인건비 부담 감당못해"
규제 피하려 위장법인 세우기도
IT·바이오 수출에도 '찬물'
SW업계는 '5인 미만 쪼개기'
중소 제조업체 13만6000여곳
"일손 모자라 공장 닫을 지경
추가 인건비 부담 감당못해"
규제 피하려 위장법인 세우기도
IT·바이오 수출에도 '찬물'
SW업계는 '5인 미만 쪼개기'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을 두 달 앞둔 50인 미만 영세 사업장들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포천의 한 장갑 제조 공장 사장이 홀로 기계 수십 대를 조작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AA.26259588.1.jpg)
!['뿌리기업' 이어…IT·바이오 中企 "몰려드는 일감 다 포기할 판"](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AA.26260816.1.jpg)
IT 바이오 등 수출 中企도 타격
주 52시간제는 글로벌 수요 회복에 따라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연구개발 비중이 큰 반도체 IT 바이오업종에도 찬물을 끼얹을 조짐이다. 주문량이 밀려 주말도 없이 일하는 상황에, 글로벌 납기 대응력이 떨어지고 추가 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가격 경쟁력도 밀릴 수밖에 없어서다. 연구개발이 많은 IT 업종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소프트웨어 업종은 철야 작업이 많고 특정 기간 일감이 몰리는 구조여서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IT 바이오 등 수출에서 성과를 내는 중소기업이 주 52시간제로 모처럼 잡은 시장 확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정부가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 “생필품 가격도 오를 것”
주로 50인 미만 사업장인 중소형 마트도 타격이 클 전망이다.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영업해야 하는데, 주 52시간제로 인한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며 “협회 소속 5000여 개 중소형 마트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전국 마트 내 생필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트 내 창고관리 직원, 상품 진열 담당 직원, 계산원, 구매 담당자, 배송업무 담당자 등에 대한 비용 증가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인력난, 납품 지연에 폐업 불가피”
주 52시간제 충격이 가장 큰 분야는 역시 제조업이다. 특히 업종 특성상 주야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금형, 도금 등 뿌리산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체감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체력이 고갈돼 주 52시간제까지 감당할 여력이 없어서다.경남 지역 한 자동차부품업체는 5~6명의 근로자를 모두 1인 사업자로 전환해 근무시키는 ‘편법’을 동원하기로 했다. 근로자를 사업자로 전환시키면 더 이상 고용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주 52시간제와 상관없이 야근과 휴일 근무를 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 공급도 막혀 중소기업 인력난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중소 제조업체가 신청한 외국인 근로자(비전문취업 E-9 비자) 인원은 2만1666명이었지만 11% 수준인 2437명만 입국했다. 인천 한 제조업체 사장은 “아예 이번 기회에 근로자를 모두 내보내고 가족만 일하는 가족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민경진/김진원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