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주정부가 랩지노믹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인 '랩건'에 대한 결함 가능성을 인지했지만 사용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작년 4월에 랩지노믹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구매했다. 하지만 결함이 있고(was flawed) 사용되지 않은 50만개의 초기 생산분(batch)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교환받은 대체품으로 메릴랜드대(U-Md) 연구소가 진단을 수행한 결과, 다수의 위양성이 나왔다는 보도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이 우려를 제기했지만 메릴랜드주 행정부가 랩건 제품을 계속 사용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위양성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지난 9월에 로리언 콜롬비아 요양원 직원 30명의 검체를 랩건으로 메릴랜드대 연구실에서 검사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공중보건연구소(public health lab)에서 다른 제품으로 실험한 결과 음성이 나왔다.
로버트 마이어스 공중보건연구소 책임자는 "의심스러운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위양성의 이유가 진단키트 문제인지, 다른 원인인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데보라 코츠 메릴랜드대 의대 대변인은 "(랩건을 사용한) 우리의 (양성판정) 결과를 확신한다"며 “원래 검체를 주의깊게 재검토하고 재검사한 결과, 양성 판정이 위양성 또는 검사방법의 실패에 따른 것이란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릴랜드주의 의료품질사무소는 메릴랜드대 연구소를 조사한 결과, 실험실에서 표본을 운반하거나 보관하는 방법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위양성 의심의 원인을 식별하지는 못했다.
이번 보도에 대해 랩지노믹스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며 제품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초기 생산분을 포함해 코로나19 진단 제품에 대해서 교환 요청이 오거나 대체품을 보내준 적이 없다고 회사 측은 강하게 반박했다. 50만개의 초기 생산분을 교환했다는 내용부터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년 4월에 랩지노믹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지 않은 제품임을 메릴랜드주에 알리고 판매했다. 이후 2020년 4월 말 개선(업그레이드)된 제품으로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이에 대해 FDA가 메릴랜드주에 승인받은 제품을 사용하라고 권고해서 재구매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교환된 것이 아니라 재구매한 것이라고 했다.
랩지노믹스는 이 제품을 현재 미국을 포함해 15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메릴랜드주를 포함해 모든 구매자로부터 제품의 결함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없다. 제품 결함으로 인해 위양성 문제가 있었다면 당연히 회사에 연락이 왔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메릴랜드주에서 작년 5월 50만개에 이어 12월에 100만개의 진단키트를 재구매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결함이 있었다면 재구매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랩지노믹스 측에 이메일을 보낸 기록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긴급사용승인 전에 FDA와 주고받은 통상적인 이메일을 일컫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이후에는 제품의 품질 혹은 결함에 대해 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워싱턴포스트에서 작년부터 관련된 내용의 기사를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메릴랜드주의 예산과 관련된 정치적인 목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랩지노믹스는 워싱턴포스터의 이번 기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기사에서 위양성의 원인이 제품의 결함이라고 명시하지 않았고, 고객인 메릴랜드주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