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경찰 생활 중 20년 기획부서 근무…주민밀착 치안행정 관심
"열악한 부산 교통환경 등 치안과 복지 연계 정책 개발 중"
경찰 출신, 견제 기능 약화 우려에 "더 잘 할 수 있다"
정용환 부산자치경찰위원장 "가보지 못한 길, 제도 안착 중요"
"자치경찰제라는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해서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6일 출범하는 부산자치경찰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향후 3년간 위원회를 이끌게 될 정용환 위원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목표를 밝혔다.

정 위원장은 부산자치경찰제도를 연착륙시키고, 지역 실정에 맞는 '부산형 경찰'의 초석을 놓아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정 위원장은 경찰 내외부적으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1983년 간부후보 31기 경위로 임관해 33년간 경찰 생활을 했고, 이 중 20년을 기획부서에서 일한 '기획통'이다.

생활안전, 청소년, 교통 등 자치경찰 분야를 두루 거쳤고 일선서장으로 재직 때 민생치안 분야 평가 전국 2위를 달성하는 등 주민밀착형 치안 행정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자신을 인선한 배경에 대해 "친분 관계는 없다"면서 "치안 행정에 대한 이해가 높고, 부산에서 주로 근무해 지역 치안 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거 같다"고 밝혔다.

정용환 부산자치경찰위원장 "가보지 못한 길, 제도 안착 중요"
정 위원장은 무거운 책임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자치경찰제가 첫발을 내딛는데 기여할 기회를 얻은 데 대해 영광"이라면서 "자치경찰 목적인 분권과 민주성이라는 가치를 부산형 자치경찰제에 녹이는데 위원장으로서 맡은 소임을 충실히 할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치경찰이라는 가보지 못한 길을 가야 하는 만큼 제도 안착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시민이나 현장 경찰, 관계 공무원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자치경찰 위원회가 시민 안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해답을 내놓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시민들이 긍정적 변화를 체험하고, 부산형 자체 경찰제가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1번 시책'으로 내세울 것은 결정하지 않았지만, 부산에 특화한 여러 치안 정책은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고령화나 열악한 부산시 교통환경을 분석 중이고 경찰의 치안 서비스와 시의 복지정책을 연계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책 개발 중에 있다"면서 "특히 시장도 강조하지만 사회적 약자 보호 청소년 여성 보호, 학교 폭력 등에 중점을 두고 집중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초대 위원회는 위원장과 사무국장이 모두 경찰 출신으로 인선돼 견제 기능이 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 위원장은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바라는 시민의 목소리로 생각한다"면서 "법률 규정상 위원회 업무 처리를 할 때는 위원장 혼자 하는 것이 없고, 위원들이 모두 심의하고, 의결사항에 대해서는 시장이나 행정부 장관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만큼 우려는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출신이라 경찰 업무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초기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부분을 잘 알고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제도 전반을 잘 아는 사람이 좋을 거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자치 경찰 업무 중에 여청(여성·청소년) 관련이 주요 업무임에도 위원회에 여성 위원이 없는 것과 관련해서는 "각 기관에서 (위원을) 추천하기 때문에 (사전에) 조정이 어려워 그런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원회 정책 추진과정에서 전문가 자문이라던지 여성을 비롯한 각계 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운용의 묘를 살리겠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치안행정과 지방행정 간 유기적인 연계를 비롯해 국가사무과 자치경찰 사무 간 협력 조정을 할 부분을 챙겨보겠다"면서 "정책이 시민을 위한 성과 창출로 연계되는지가 중요한데 자주 현장에 나가서 시민, 현장 경찰들과 소통을 많이 해서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