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비 1000만원"…세금으로 베팅하는 與 대권주자들 [조미현의 국회 삐뚤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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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선주자들이 청년 표심을 겨냥한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학에 가지 않는 청년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주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고졸 취업 지원 업무협약에서 "학력으로 임금을 차별하니까, 사람들이 안 가도 될 대학을 가느라 국가 역량도 손실이 있고, 재정 부담도 커지고, 어쩌면 개인으로서 인생을 낭비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4년 동안 대학을 다닌 것과 같은 기간 세계 일주를 다닌 것, 어떤 것이 더 역량계발이 도움이 되겠나"라며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라고 제안했습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역 군인에게 사회출발자금이란 명목으로 3000만원을 지원하자는 주장을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군 가산점제는 위헌 판정이 났기 때문에 제대할 때 가능하면 사회출발자금을 3000만원 정도, 장만해서 드렸으면 한다"며 "군대에 안 간 친구들이 그 시기에 저축하는 돈과 비슷하거나, 좀 더 드려서 제대한 후 취업할 때까지 일단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괜찮아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앞서 스무살이 되는 사회초년생에게 1억원을 지급하는 '미래씨앗통장' 정책을 선보였습니다. 정 전 총리는 "모든 신생아가 사회 초년생이 됐을 때 '부모 찬스' 없이도 자립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20년 적립형으로 1억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설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들 여권 대선주자들이 주장한 정책에 필요한 예산을 단순 계산해봤습니다. 지난해 고교 졸업자 수는 50만여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14만여명(약 28%)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습니다. 이 지사의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고졸 청년에게 지원할 경우에는 매년 1조4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이 전 대표의 전역군인 사회출발자금은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됩니다. 한 해 20만여명이 전역하는 걸 고려하면 매년 6조원 이상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정 전 총리의 미래씨앗통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신생아 27만명에게 20년 뒤 1억원의 통장을 지급한다면, 3% 월복리로 계산해 비과세한다 해도 한 사람당 5000만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계산하면 13조5000억원 이상이 듭니다.
여권 대선후보들이 구체적인 예산 조달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의 가정에는 비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할 것이란 짐작은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청년들의 불만을 정책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불만을 단순 현금성 정책으로 수습하려고 하는 건 게으릅니다. 더구나 청년 세대가 갚아야 할 빚으로 말입니다. 생색은 정치인들이 내고 부담은 미래세대에 지우는 조삼모사 같은 정책에 청년들이 감동할지 의문입니다.
홍준표 의원은 "지금도 문(재인) 정권의 분별없는 선심성 퍼주기 복지에 나라 곳간이 텅 비어 가고 있는데 여권 대선 후보들은 다투어 잔돈 몇 푼으로 청년들을 유혹하는데 열심이다"라며 "그만큼 국민의 피와 땀으로 치부하고 누렸으면 자족하고 물러나라. 그것이 대한민국을 위하고 나라를 정상화하는 길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에서 대권 출마를 준비 중인 박용진 의원도 "막연한 퍼주기 정책 경쟁에 우려를 보낸다"며 "있는 재정을 마구 나눠주고 퍼준다고 생각하면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조미현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학에 가지 않는 청년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주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고졸 취업 지원 업무협약에서 "학력으로 임금을 차별하니까, 사람들이 안 가도 될 대학을 가느라 국가 역량도 손실이 있고, 재정 부담도 커지고, 어쩌면 개인으로서 인생을 낭비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4년 동안 대학을 다닌 것과 같은 기간 세계 일주를 다닌 것, 어떤 것이 더 역량계발이 도움이 되겠나"라며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라고 제안했습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역 군인에게 사회출발자금이란 명목으로 3000만원을 지원하자는 주장을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군 가산점제는 위헌 판정이 났기 때문에 제대할 때 가능하면 사회출발자금을 3000만원 정도, 장만해서 드렸으면 한다"며 "군대에 안 간 친구들이 그 시기에 저축하는 돈과 비슷하거나, 좀 더 드려서 제대한 후 취업할 때까지 일단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괜찮아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앞서 스무살이 되는 사회초년생에게 1억원을 지급하는 '미래씨앗통장' 정책을 선보였습니다. 정 전 총리는 "모든 신생아가 사회 초년생이 됐을 때 '부모 찬스' 없이도 자립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20년 적립형으로 1억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설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들 여권 대선주자들이 주장한 정책에 필요한 예산을 단순 계산해봤습니다. 지난해 고교 졸업자 수는 50만여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14만여명(약 28%)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습니다. 이 지사의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고졸 청년에게 지원할 경우에는 매년 1조4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이 전 대표의 전역군인 사회출발자금은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됩니다. 한 해 20만여명이 전역하는 걸 고려하면 매년 6조원 이상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정 전 총리의 미래씨앗통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신생아 27만명에게 20년 뒤 1억원의 통장을 지급한다면, 3% 월복리로 계산해 비과세한다 해도 한 사람당 5000만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계산하면 13조5000억원 이상이 듭니다.
여권 대선후보들이 구체적인 예산 조달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의 가정에는 비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할 것이란 짐작은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청년들의 불만을 정책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불만을 단순 현금성 정책으로 수습하려고 하는 건 게으릅니다. 더구나 청년 세대가 갚아야 할 빚으로 말입니다. 생색은 정치인들이 내고 부담은 미래세대에 지우는 조삼모사 같은 정책에 청년들이 감동할지 의문입니다.
홍준표 의원은 "지금도 문(재인) 정권의 분별없는 선심성 퍼주기 복지에 나라 곳간이 텅 비어 가고 있는데 여권 대선 후보들은 다투어 잔돈 몇 푼으로 청년들을 유혹하는데 열심이다"라며 "그만큼 국민의 피와 땀으로 치부하고 누렸으면 자족하고 물러나라. 그것이 대한민국을 위하고 나라를 정상화하는 길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에서 대권 출마를 준비 중인 박용진 의원도 "막연한 퍼주기 정책 경쟁에 우려를 보낸다"며 "있는 재정을 마구 나눠주고 퍼준다고 생각하면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조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