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당 개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당 개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6일 "우리가 여당 시절에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입만 열면 우리에게 경제에 무능하고 안보에 무능한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솔직히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그렇게 딱 집어서 시원하게 반박할 수가 없었던 괴로운 과거가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연사로 나서 "낡은 보수를 이제 그만 쓰레기통에 버리자"며 이같이 주장했다.

유 의원은 "갈수록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호감은 약자, 서민, 빈곤층, 노동자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마지막 비호감 이미지는 '무능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특강 나선 유승민

또 "(무능 이미지 때문에) 민주당의 무능과 부패와 거짓과 위선에 절망하면서도 '바꿔봐도 똑같은 것 아니냐'는 말을 하는 분들에게는, 무능하다는 이미지가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함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해방되고, 보수가 경제·안보에서 늘 유능했단 걸 새로운 방식으로 되찾고, 시대 문제를 바로 해결할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노동·교육·복지·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당 개혁을 주제로 강연하기 전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당 개혁을 주제로 강연하기 전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으면 민주당의 장기집권을 도와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며 "탄핵의 강을 건너고, 과거와 확실히 결별해서 건전한 보수와 합리적 중도로 우리 당의 정치 영토를 확장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현재 당이 '자유'의 가치만 편중되게 강조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저는 시장경제를 누구보다도 신봉하는 경제학자 출신이다. 자유경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우리 당의 가치관이 자유에 너무 편중돼 있다. 헌법에는 자유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정의와 공정, 자유와 평등, 생명과 존엄, 안보와 평과, 공동체 등 가치들이 다 나온다"라고 말했다.

"자유에 너무 편중…정의, 공정, 공동체 모두 중요"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나머지 가치도 추구하는 정치세력이 돼야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며 "수도권, 젊은층, 중도층의 표심을 잡지 못하면 우리는 전국 선거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앞두고 있는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유능한 개혁과 새로운 가치를 증명할 지도부가 선출됐으면 좋겠다"며 "초선의원님들을 만나면 도전하시라는 말을 꼭 한다. 초선 의원들이 당연히 도전할 수 있고, 특히 변화와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는 그런 도전 자체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당 개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당 개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같은 유 전 의원의 발언은 당권 도전을 준비 중인 김웅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표적인 '유승민계'로 꼽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합류 전망에 관해 유 전 의원은 "우리 당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특히 이번 전당대회 이후에 수도권·중도층·2030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윤 전 총장이 알아서 들어올 것"이라고 봤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